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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에서 올라오는 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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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2 00:44:53
연휴기간에 독일 괴테가 육십년 동안 써온 파우스트 강의를 듣는데, 독일 사람들이 제일 읽고 싶은 책은 첫째로 성경이고 그 다음은 파우스트라고 하네요. 물론 읽지는 않고요. 우리의 모습도 동병상련이 아닐까요. 물론 열심히 읽는 사람들에게는 죄송하구요.
제가 읽은 본문은 팔 장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 따르겠습니다. 어느 율법학자의 요구에 여우도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예수께서 말씀한 대목입니다. 놀랍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한 마디로 명백하게 진리의 근원을 드러낼까요. 내가 서 있어야 할 어떤 바탕 조차도 그냥 털어버리는군요. 그런데도 따라올 수 있는가라는 반어법으로도 보입니다.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라는 하늘의 소리를 듣고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당시 헤롯도 깜짝 놀라고 성전 지도자들도 어쩔줄 모릅니다. 이제껏 높이고 세우고 늘이고 쌓고 분별하는 터위에 울타리를 치고 살아 왔다면, 예수는 한 티끌조차 걸림이 없는 비움의 문을 열고 통채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부모를 장사하고 따르겠습니다.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어떤 것도 껴들 수 없습니다. 우리의 눈에는 값진 금가루조차 붙는 것도 거치장스러울 뿐입니다.
그런데 그 근원에서 올라오는 한 소리에 갈릴리, 유대 예루살렘이 들썩입니다. 귀신들이 쫓겨가고 사람들의 온갖 병들이 떨어져 나갑니다. 이 보화가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준비된 하나님의 나라가 다가옵니다. 아무것도 없는데 다 있습니다.죽어도 죽지 않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인생의 문제가 해결된 은총입니다. 인위적인 것과 조작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