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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그리고 겨울
최천호
- 1219
- 2017-11-02 17:32:47
차갑고 무거운 겨울이
너를 덮고 있을 것이니
푸르고 젊은 빛을 소유했던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날카로운 바람만이
쓸쓸한 가슴을 외면하고
동해로 내 달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따뜻한 볕이 찾아드는
짧았던 봄을 그리워하지만
겨울은 늘 곁에 서 있었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도시로 간 젊은이는
겨울이 다 가도록 찾지 않을 것이다
한낮에는 남쪽으로 내려간 볕이
높은 봉우리를 넘어 찾아오겠지만
숱한 그리움을 채울 수 없고
검게 난 신작로만 산 아래로 내달리다
속내를 보이지 않으려
산모퉁이를 돌아 깊은 계곡으로 숨어들 것이다
의미 없이 여름을 보내고서야 후회하지만
이 겨울에는 너를 볼 자신이 없어
남쪽의 봄이 다시 찾아올 때까지
쓸쓸하게 서 있을 네 모습을
그려보고만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