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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求道者)의 모순
관리자
- 7008
- 2017-11-23 05:57:52
"목사님, 구도자란 무엇입니까?"
"자네는 왜 구도자(求道者)에 대하여 목사인 내게 찾아와 묻는가?"
"목사님이시라면 지금까지 한 평생을 구도자의 삶을 사셨으리라 생각을 하기에 목사님께선 누구보다 구도자에 대하여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넨 내가 진정 평생을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 생각을 하는가?"
"네 그렇습니다. 목사님과 같이 평생 목회자의 길을 걸어 오신 분이 구도자가 아니라면 누가 구도자 이겠습니까?"
"허허허,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긴 하네만..... 그러나 자네의 그 생각은 정확히 틀렸다네. 나는 지금까지 구도자의 삶을 살지 않았다네. 물론 나도 한 때는 자네와 같이 구도자이었던 때도 있긴 있었지만 말일세..... "
"목사님, 한 때는 구도자이셨다구요? 그리고 지금은 아니라 하시니 제가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구도자는 죽음의 순간이 오는 그 시간까지 구도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생각을 합니다."
"물론 자네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생각을 하네. 구도자의 삶을 살아간다면 죽음의 순간에도 구도자의 모습을 잃지 말아야 함이 마땅하다 나도 분명 그리 생각을 한다네."
"그럼 목사님은 구도자가 아니라 득도를 하신건가요?"
"허허허 득도라.... 그래 자네가 보기엔 내가 득도한 사람처럼 보이는가? 허허허허"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전 단지 구도자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자네 생각에 구도자란 어떤 사람을 뜻한다 생각을 하는가?"
"전 말그대로 도를 구하는 사람, 또는 도를 찾는 사람, 도를 이루려 하는 사람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사전엔 구도자를 무엇이라 말하고 있는가?"
"네 구도자란 '진리나 종교적인 깨달음의 경지를 구하는 사람'이라 되어 있습니다."
"자네의 말이나 사전이 말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진 않구만... 자넨 똑똑한 친구일세...허허허"
"에이 목사님, 그리 장난하지 마시고요.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구도자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한가지 물음세... 자네가 그리 구하는 도가 무엇인가? 자네가 찾는 도는 무엇이며. 자네가 이루려 하는 도는 또 무엇인가 말일세!"
"그거야 사전에서 말하는 진리나 종교적인 깨달음의 경지가 아닐까요?"
"글쎄, 자네가 구하는 진리는 무엇이며 또한 종교적인 깨달음의 경지가 무엇이냔 말일세?"
"아이 목사님 그것을 제가 벌써 알고 있다면 목사님께 이렇게 묻겠습니까?"
"허허허허허... 자넨 똑똑한 것 같으면서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일세 그려!"
"목사님, 제가 어리석다는 그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그래 내가 자네를 어리석다 말하는 것은 어쩌면 자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닐걸세...허허허... 자넨 지금 내게 찾아와 구도자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고 있네......"
"예 그렇습니다. 목사님, 제가 오늘 목사님을 찾아 온 것은 구도자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또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구도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 구도자라 칭하기도 하는 것을 본다네..... 그런데 내가 자네에게 듣고 싶은 것은 구도자란 사람들이 찾겠다 또는 이루겠다 말하는 그 도가 무엇인지 진정 알고는 있는가 말일세?"
"아니 목사님, 그 도를 알고 있다면 어찌 구도자이겠습니까? 도를 모르니 그 도를 찾으려 하는 것이 구도자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도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구도자가 아니고 누가 구도자이겠습니까?"
"허허허허.... 자네의 말엔 얼마나 큰 모순이 있는 지 자네는 알고 있는가?"
"아니 모순이라니요. 그 모순이 대체 무엇입니까?"
"허허허... 그 모순이란 자네만의 모순이 아니라 대다수의 구도자라 칭하는 이들의 모습속에서 찾아 볼수 있는 모순이라네..."
"대체 그 모순이 뭔지 더 궁금해 집니다. 목사님, 제발 그 모순이 무엇인가요?"
구도자의 모순이 대하여 궁금해 하는 청년에게 노(老)목사님은 말하진 않으시고 갑자기 고개를 숙여 교회 마당에서 뭔가 찾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두리번 거리셨습니다.
"아니 목사님, 말씀하시다 말고 갑자기 마당에서 뭘 찾고 계신건가요? 뭘 잃어버리셨나요? 무엇을 잃었는지 제게 말씀하시면 제가 빨리 찾아 드리겠습니다."
"허 글쎄, 말일세. 나도 지금 내가 찾고 있는 것이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아니, 목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뭘 찾고 있는 지 모르겠다니요. 목사님께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고 찾고 계신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허허허허 그렇지 자넨 내가 지금 내게 찾으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찾을 수 있다 했지......"
"그렇습니다. 목사님, 참 엉뚱하십니다. 모순이 무엇인지 가려쳐 주시진 않으시고 갑자기 두리번 거리며 마당에서 무엇인가 찾고 계시니 말입니다."
"그렇지 나도 자네의 말과 같이 자칭 구도자란 사람들이 참 엉뚱하다 생각을 하네...... 자네도 마찬가지이고 말일세....."
"아니 또 왠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십니까? 뭐가 또 엉뚱하다고 하시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잘 들어보게.... 자네는 내게 찾아와 구도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긍하다 했네...."
"네 그랬습니다."
"그래서 나는 자네에게 구도자들이 찾는 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물었네?"
"네 그 또한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자넨 구도자들이 도를 알고 있다면 이미 구도자가 아닌 득도한 사람이라 했네."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찌 구도자라 하는 사람들은 도(道)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도(道)를 찾으려 한단 말인가? 분명 자네는 내가 무엇을 찾으려 하는 지 알아야 그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있다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사람들은 구도자라 하면서 도가 무엇인지 모르고 찾으려 하단 말인가? 어찌 사람들은 자칭 구도자라 하면서 모르는 것(도)을 찾으려 하고 모르는 것(도)을 구할 수 있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이것이 자네와 구도자라 스스로 칭하는 이들의 모순이 아니고 무엇인가 말일세!"
그때서야 청년은 구도자들의 모순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자신도 다른 구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모르는 것(도)을 찾으려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구도자란 자네와 같은 사람을 뜻하지.... 모르는 것에 대하여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 말일세.... 다만 한가지 내가 자네에게 이 기회를 통해 권면을 한다면 자네가 진정 찾고자 하는 것(도)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그 것(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일세....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고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일세...... 하물며 어찌 모르는 것을 찾을 수 있겠는가? 먼저 자네가 찾으려 하는 것(도)이 진정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네......"
"아~~네.....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