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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 강변에서
이경남
- 1453
- 2017-11-21 07:01:16

갑천 강변에서
-이경남
흰 보자기로 둘러 싸인
정방형의 상자 안에
당신의 육체는 한 줌 재가 되어 담겨져 있습니다
깊은 산과 계곡을 따라
구불진 강변으로는
자그마한 자갈들과 모래들이
흩널려 있고
이제 맑은 강물에 흩뿌려 지는
당신의 육체는
우리의 가슴 속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며
사라져 가고
산곡의 바람을 따라
하얀 분말이 되어
멀리 강안을 향하여 날아 갑니다
이제 마지막 유품들이
모두어 지고
타오르는 불길은
세상에 남은 당신의 마지막 흔적마저 태워 없이하는데
아무 것도 남겨주지 못한
자녀들을 향한 당신의 마음인양
당신은 따스한 불꽃으로
유족들의 몸을 녹여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불꽃도 식어가고
고운 모래를 들어 흔적 마져 지우고
아버지의 마지막 육체를 품은 강변을
말없이 떠나는 자녀들의 가슴에는
당신의 수고로운 58년 생에 대한
아련한 슬픔만이 남습니다
1998.11.17. 교인 000 부친의 유골을 갑천 강변에 뿌리고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교회 청년의 부친 장레식을 횡성 갑천 강가에서 치룬 것이 ...
가정 형편이 무척 어려워 장지 조차 마련할수 없는 처지인지라 횡성 갑천 강변에 산골을 하였는데...
매년 이 맘 때 쯤이면 그 눈발 날리던 추운 강가에서 치룬 장례식과 그 때의 쓸쓸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장례식을 치루고 돌아와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