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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또 다른 감사
최천호
- 1392
- 2017-11-18 20:14:09
봄부터 여린 잎과
꽃들을 피워내고
자동차매연을 들이마시며
맑은 산소를 내어주다
낙엽이 쓸고 가는
쓸쓸한 도시 가운데
지친 듯이 서 있는
크고 작은 나무들,
어디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도 없고
아무런 감동도 없이 살아가는
나의 몸을 덥혀주고
값비싼 패션이 되기 위하여
동그란 두 눈을 부릅뜨고 버둥거리며
작은 가슴의 엷은 털을 다 뽑히고도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거위와 오리들,
나의 작은 기억 속에서
잊혀가는 이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만 원으로 값을 냈다며
문을 나선
허름한 이발소 주인에게도
매일,
아침으로 찾아오는
나의 남은 날들에 두 손을 모으고,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