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남
  • 1196
  • 2017-12-05 17:41:58


새벽 운동
-이경남

12월의 들녘엔 겨울이 깊숙히 찾아와 있다
기온은 오래 전 영하로 떨어져 있고
강바람은 차기만한데
나는 여전히 잠들지 못하고
이 춥고 어둔 들길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내게 새벽 운동을 하느냐고 묻지만
아니지
나는 지금 한가히 운동이 아니라
그저 내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내게 있어 삶은
모두가 잠을 자더라도
홀로 깨어 있는 일이고
때론 별빛 하나 달빛 하나 없는
칠흙의 어둠일지라도
서둘러 옷을 차려 입고
그 어둠을 헤치며 나가는 일이고
추위와 어둠뿐 아니라
설령 그 위에 한 치 앞 보이지 않는
폭풍우 눈보라 휘몰아칠지라도
두려움없이 가야할 길을 가는 일이다
그게 내 삶이고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려니...



2017.12.2. 어둔 새벽 들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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