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간언(諫言)

함창석
  • 1663
  • 2017-12-16 07:43:12
간언(諫言)

간언(諫言)은 웃어른이나 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하는 말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범하다」의 뜻인 干(간)을 나타내기 위하여 다발나무를 풀어 헤친다는 뜻인 柬(간)을 더한 글자로 웃어른의 면전을 무릅쓰고 말하다의 뜻이다.

나는 태양증이 있어서 부딪치는 곳마다 드러난다. 교묘하게 아첨하고 비위 맞추는 사람을 보기라도 하면 그를 매우 혐오하여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한다. 참으로 정직하고 성실하며 용감하게 간언하는 선비가 있다면, 어찌 그 사람을 아름답게 여기지 않으며 그 말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나라의 언로(言路)가 열리느냐 닫히느냐 하는 문제는 진실로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중대사인데, 오늘날처럼 신하들의 간언(諫言)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전해오는 말에 나라를 일으키는 왕은 간언을 잘하는 신하에게 상을 내린다고 했다. 나는 한 결 같이 간언을 기쁘게 받아들여 죄를 묻지 않았다.

내가 비록 덕이 없다고 하지만, 어찌 한두 마디 귀에 거슬린 말을 했다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아 벌을 주었겠는가? 그런데 조정 밖의 여러 신하들은 이런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개는 어떤 상소를 올리고 또 다른 아무개는 어떤 말을 임금에게 아뢰었다가 법망에 걸려들어 큰 죄를 받았다.

화살을 맞은 적이 있는 새는 활시위 당기는 소리만 듣고도 떨어진다는 뜻인 상궁지계는 참으로 고통스러운 교훈이지만, 모두 나 스스로 반성할 곳을 지적해 주니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도저히 다스릴 수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어찌 말 없는 날이 있을 수 있겠는가?

지혜롭고 충성스러우며 믿음이 두터워 서슴지 않고 간언할 수 있는 사람이 어찌 아주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멀리 떨어져 있거나 나와 관계가 서먹서먹한 신하는 법에 걸려들까 두려워 감히 말하지 못하고, 가까이 있거나 나와 관계가 친밀한 신하는 비위를 맞추느라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신하들이 내가 간언을 좋아하고, 간언하지 않는 신하들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반드시 이와 같이 어물거리고 있지 못할 것이다. 너(서용보) 또한 훗날 삼사(三司, 사헌부·사간원·홍문관)에 드나들 인재이니, 반드시 내가 마음을 열고 신하들에게 간언을 구하는 고민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해야 한다. 옳은 것을 옳다고 하면 이 말을 듣는 사람은 기뻐하고 말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하면 대개 듣는 사람은 싫어하고 말하는 사람 역시 해를 입기 쉽다.

대체로 여러 나라의 상황을 살펴볼 때,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많다면 장차 혼란스러워질 기미다. 하물며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는 사람만 있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나라는 곧 멸망하고 말 것이다.

공자는 ‘천자에게 간쟁하는 신하 일곱 사람이 있으면, 천자가 무도하다고 해도 천하를 잃지 않는다. 제후에게 간쟁하는 신하 다섯 사람이 있으면, 제후가 무도하다고 해도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대부에게 간쟁하는 신하 세 사람이 있으면, 대부가 무도하다고 해도 가문은 몰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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