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저물 때에

유삼봉
  • 1027
  • 2018-01-23 20:42:29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상식을 넘어서서 건너자고 하십니다. 그들이 예수를 배에 모신 채로 무리를 떠납니다. 예수와 한 배를 타고 무리를 떠나 건너는 뱃길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살아  건너는 항해와 같습니다. 예상대로 큰 광풍이 물결을 일으켜 세우고 배에 부딪쳐 물이 배 안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건넌다는 것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것과 같이 위험합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어디 세상 사는 일인지요. 언제든 마찬가지로 광풍이 일고 뱃전을 때리는 물결로 인해서 배를 가라앉힐 듯 물이 안에 가득 차오릅니다. 두려움 때문에 제자들이 주무시는 예수를 깨웁니다. 제자들이 당하는 처지에 상관 없으신 예수 파도를 타고 널뛰는 뱃고물에서 야속하리만치 멀찍이서 주무십니다. 제자들의 시급한 상황은 그들 몫이라고 거리를 두었지요. 저편으로 건너는 길에 마주 대하게 되는 일은 자기 목숨을 걸고 가는 길입니다. 영욕도 모두 자신이 감당할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제자들이 예수를 깨우면서 깨닫게 되는데 되돌이킬 수 없이 죽어도 건너편으로 가야 하고 죽음도 막지 못하는 저편입니다. 목숨 걸고 책임을 완수하는 사명 받은 자의 길입니다. 분망함에 소란스러워 깨신 예수께서 바람과 바다를 제어하시니 바람이 이는 바다가 건너편으로 배를 인도하듯 미끄럽게 순해졌습니다. 이에 제자들에게 믿음 없이 건너편으로 갈 수 있다고 여겼느냐.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없다면 바다에 빠지고 만다 하십니다. 그들이 이제 두렵기는 캄캄한 바다에서 뱃전을 때리는 물결을 일게하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과 배 안에 가득 차오르는 죽음의 공포도 아닙니다. 바람과 파도를 고요하게 잠재우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다는 믿음 없음이 죽기보다 더더욱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저편으로 가는 길에서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빠져버릴 뻔한 순간을 서로 말합니다. 그리고 멀찌감치 주무신 예수를 이야기합니다. 스스로 돌보면서 바람과 바다를 이기기를 넉넉히 이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마가복음 4: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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