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평호에서

이경남
  • 1114
  • 2018-02-10 00:24:31


 

초평호에서
-이경남

농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초평호가 나온다
해발 600미터 두타산 계곡을 막아
만든 호수다 보니
산곡을 따라 굽이 굽이 펼쳐지며
크기도 제법 크고
아름답기도 참 아름답다
지금 절기로는 입춘을 지나
봄의 문턱이지만 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아
호수는 굳게 얼어 있고
바람은 차기만 한데
나는 지금 호숫가 야외 음악당 난간에 기대어
인적 마저 끊긴 이 고독한 호수를 묵상하고 있다
호수 건너 편 산등성이 너머로는
멀리 두타산 정상이 희미한 안갯속에
자신을 감추고...
그 품에 누워 있는 초평호는
아직도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고결함으로
내 영혼을 깨우고 있다

2018.2.9. 오후 초평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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