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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행목(杏木)
함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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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27 02:10:46
산돌 함창석 장로
銀杏의 銀은 뜻을 나타내는 쇠금(金광물ㆍ금속ㆍ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艮(간→은)이 합(合)하여 이루어지고 艮(간→은)은 뚜렷하게 눈에 띄는 것, 銀(은)은 금속 중에서 희고 깨끗한 것을 뜻한다. 백색이며, 광택이 나는 귀금속의 한 가지로 유황이나 유화물에서는 흑색으로 변한다. 예전에는 귀한 돈과 여인들의 장식용으로 쓰였으며 은수저를 이용하며 독을 검사하기도 하였다.
杏은 복숭아, 자두, 버찌, 살구, 아몬드, 은행 따위의 핵과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向(향)의 생략형 口(구)로 이루어진다. 向은 대접을 받다, 누리다의 뜻이며 묏자리나 집터 따위의 자리 잡은 위치의 앞면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는 건물, 口(구)는 창문이 있는 모양, 북쪽의 창문→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이나 음(音)이 같은 鄕(향)과 결부되어 향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살구(殺狗)를 육행(肉杏), 유행(肉杏)이라고도 하는데 肉은 고기, 살, 둘레(유)로 둘레를 말한다. 신에게 바치는 동물의 고기의 썬 조각, 俎(조) 따위의 글자에 포함되는 夕(석) 비슷한 모양은 肉(육)의 옛 자형(字形)이지만 나중에 月(월)로 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것을 日月(일월)의 月(월 달)과 구별하여 月(육달월部)라 부르며 「육」이란 음은 살구편을 해 먹을 만큼 부드럽다의 뜻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殺은 죽일 살/감할 살, 죽일 시 등으로 없애다, 지우다, 감하다의 뜻이다. 뜻을 나타내는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杀(살)이 합(合)하여 이루어지고 杀(살 나무와 풀을 베다)와 때려잡는다는(殳(수) 부수(部首) 글자) 뜻이 합(合)하여 「죽이다」를 뜻한다. 狗는 작은 개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句(구)로 이루어진다.
은행나무는 공손수(公孫樹) · 행자목(杏子木)이라 하며 잎의 모양이 오리발을 닮았다. 고산 · 고원지대를 제외한 온대에 분포한다. 높이는 5~10m이나 50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은행나무는 암수의 구분이 있다. 열매는 핵과(核果)로 공 모양같이 생기고 10월에 황색으로 익는다. 바깥껍질에서는 악취가 나고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킨다. 가로수로는 거리에 악취가 풍기지 않는 수나무를 심는다.
은행나무의 잎이 싹트는 모양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고, 나무가 밤에 울면 마을에 재앙이 온다거나 도끼질을 하면 피가 나온다는 등의 속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전염병이 돌면 이 나무에 기도 드려 퇴치하기도 하고, 자식이 없으면 치성 드려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신목(神木)이기도 하다. 또한 은행잎은 단풍이 아름답다 하여 책갈피에 넣어 두는 풍습이 있다.
은행은 백과(白果)라고도 하는데, 신선로 등 요리에 쓰이고 과자의 재료가 되기도 하며 날것으로 혹은 구워서 먹기도 한다. 진해·거담에 약효가 있으며, 또한, 잎은 심장에 좋다고 하며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목재는 결이 곱고 치밀하며 탄력이 있어서 가구재·조각재·바둑판·밥상 등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은행나무에는 노거수가 많으며 절 · 사단(祠壇) · 문묘(文廟) · 묘사(墓舍) 등에 많이 심었다.
肉杏이라는 장밋과의 갈잎 중간키 살구나무의 살구(殺狗)는 ‘개를 죽인다.’는 뜻이다. 아주 친근한 나무지만 이름은 섬뜩하다. 살구나무에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은 이 나무의 열매, 즉 행인(杏仁)에 독이 있기 때문이다. 개살구의 한자는 구행(狗杏)이다. 개살구는 살구열매보다 신맛이 난다. 선비들은 ‘행촌’으로 봄에 살구꽃을 구경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꽃이 좋아 술집에서도 대부분 살구나무를 심었다.
두목 「청명」이라는 시가 있다. 사람들이 살구꽃 피는 시절 풍류만 즐긴 것은 아니다. 이 시기는 각지의 지방 시험 합격자들이 서울로 올라갔다. 당나라 때 과거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공식 행사나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그 중 행사의 핵심은 당나라의 수도 장안의 명승지인 곡강(曲江) 가의 살구꽃이 있는 행원(杏園)이었다. 그래서 살구나무를 과거 시험에 급제한 꽃을 의미하는 ‘급제화’라 부른다.
살구나무 목재로 목탁을 만들면 그 어떤 나무로 만든 목탁소리보다 청아하고 맑다고 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살구나무 목재를 몇 년 동안 물에 담갔다가 빨래 다듬이 대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하면 단단하면서도 절대로 갈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잘 익은 살구로 꿀과 섞어 살구편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으며 살구화장품이나 비누의 재료로도 쓰이고 행인수라고 해서 기침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쓰였다.
‘동봉’이라는 의원은 강서성의 여산에서 은거하면서 치료비를 받지 않고 중환자가 나으면 살구나무 다섯 그루, 경환자가 나으면 한 그루를 심었다. 옛날 사람들은 살구나무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 산길을 갈 때 살구나무 지팡이나 살구나무 목탁을 들고 다니면 맹수가 덤비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런 예는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 「민수기」에 등장하는 아론의 杏木 지팡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