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개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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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0 19:41:13
나는 또 다시 꿈을 꾸었다.
그리 유쾌한 꿈은 아니었지만 의미가 있는 꿈인 듯해서 오늘은 꿈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하다. 내가 꾼 꿈들이 사람들에겐 그리 기분을 좋게 하는 꿈은 아닌 듯하다. 그래서 예전 내 꿈 이야기를 감게에 올렸더니 비난하는 이들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오늘 내가 올리려는 꿈이야기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해도 그리 유쾌한 꿈의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혹 그렇다면 그런 꿈 이야기는 목사로서 쓰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하는 분도 있을 지도 모르겠다. 또 어떤 이들은 니 글은 읽을 가치도 없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의 기대감을 채워주려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만약 누군가를 위해 쓴다면 그 누군가는 감리교회이고 또 교리와 장정이 될 것이다. 물론 내 글이 전부 옳다는 것은 아니니 만약 틀린 것이 있거나 오해가 있다면 바로 잡아 주길 바랄 뿐이다.

꿈속에서 나는 커다랗고 멋진 교회를 보았다.
고풍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매우 멋지고 큰 교회였던 것 같다.
이 교회가 어디 누구의 교회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낯설게 느끼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나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교회임은 분명해 보였다.

교회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그러나 그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와 대화를 나누거나 또는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낯익은 곳이고 매우 반가운 교회이긴 했지만 마치 먼 외딴 섬에 홀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요즘 내 상황과 심리상태가 그러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리저리 교회를 둘러보았는데 어느 순간 교회는 카다란 박물관 같이 변해 버렸다.
좌우엔 2층 3층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들이 보였고 가운데 커다란 홀의 모습이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교회 중앙에 있는 커다란 홀을 내려다 보았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홀 안으로 2명의 건장한 군인과도 같고 무사와도 같으며 장군과도 같은 이들이 나타났다.
그러자 교회안은 마치 로마의 콜로세움과도 같이 변해 있었던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환호하는 소리가 들려 왔으며 양편으로 나뉘어 서로 서로 응원을 하기도 하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아유를 보내기도 했다. 교회의 따스함은 사라진지 오래가 된 듯 느껴졌다.

이윽고 두명의 검투사와 같은 이들은 서로 치고 박고 싸움을 벌이기를 시작하였다.
그들의 싸움은 격렬해졌다. 그러자 2층과 3층 위에서 내려다 보는 많은 관중들의 함성과 응원전은 더더욱 가열화 되어 관중들의 외침이 온 교회 안을 가득채웠다.
얼마나 그 소리가 컸던지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누가 이겼는 지는 잘 모르겠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
아예 싸움이 중도에 멈춘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일방적으로 이겼는지 그도 아니면 둘 다 쓰러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내 꿈의 기억엔 남지 않는다. 그러나 외치는 함성은 여전했다.
승리의 함성이나 패배의 아쉬움이 없었던 것을 보면 무승부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찰나에 또 다시 넓은 홀 안으로 무서운 사자 2마리가 나타났다.
두 마리다 멋진 갈기를 갖고 있었던 숫사자들이었다.
그 멋진 갈기는 마치 내가 제일이다라고 뽐내는 듯 보였다.

이윽고 2마리의 사자는 홀 중앙에서 싸우기 시작을 했다.
한치의 물러섬이나 양보는 없어 보였다.
동물의 왕국이나 이러한 동물 다큐멘터리에서 본듯한 사자들 간의 싸움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어린 시절 내가 보았던 동물의 왕국의 한 내용이 꿈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2마리의 숫사자는 격렬하게 다투었으며 2마리 중 한 마리가 죽어야만 끝날 것 같은 싸움이었다.
사자들의 울부짖음과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한 응원으로 교회는 온 통 세상의 것으로 가득찬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세상의 가장 악한 모습들이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격렬한 싸움을 벌이던 2마리의 사자 중 한 마리가 큰 상처를 받았던지 다리를 절뚝거리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싸움은 결정이 됐고 다리를 다친 사자는 다른 또 한 마리의 공격에 죽음으로 끝이 날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다리를 절던 사자는 갑자기 등을 돌려 도망가 버렸다.

그러자 교회 안은 온갖 야유로 가득했다. 내 자신도 모르게 나도 그 순간 야유를 퍼 붓고 있었다.
2마리 사자의 싸움에 나도 모르게 심취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어쨌든 2마리 숫사자들의 싸움은 사람들의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이 났다.

지금에 와 생각을 해보니 도망간 그 사자가 더 현명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싸움을 했다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던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었던 격렬한 싸움이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의 야유 소리가 교회안에 가득했으며 그 소리는 울림이 되어 온통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의 대 혼란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러자 또 교회 안의 중앙 홀은 변했다.
이전 숫사자들의 싸움보단 덜해 보였지만 또 다른 경기가 준비되어 있는 듯 싶었다.
이젠 무엇이 나올까 기대하며 숨을 죽이고 있는 사이에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개소리였다.

개들의 짖는 소리와 함께 2마리의 투견으로 보이는 개가 홀안에 나타났다.
개싸움이 시작될 모양새였다.

개싸움, 나는 한번도 직접 개싸움을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싸움은 그 어떤 짐승들의 싸움보다 더 격렬하고 자극적인 싸움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개싸움을 말리기가 쉽진 않다. 물론 사자들이나 맹수들의 싸움도 마찬가지 이지만 말이다.

사자들이나 맹수들의 싸움은 사람들이 말릴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개싸움은 혹 말릴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개싸움이라고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급기야 개싸움이 시작이 되었다.
교회의 중앙 홀은 투견장으로 변해 있었다.
개들은 사자들보다 우렁차거나 움직임이 크진 않았다.
대신 개들의 싸움은 사자들의 싸움보다 더 치열해 보였고 역동성이 있어 보였다.

개싸움은 한마리의 개가 쓰러져야만 끝나는 경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개들은 서로의 목을 물고 늘어지려 상대 목을 집중적으로 공격을 했던 것 같다.
개싸움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들었던 개싸움이 내 머리속에 남아 그런 잔상을 그려 냈는지도 모르겠다.
투견들의 싸움은 피튀기는 전쟁이었다.

여기 저기로 튀기는 개들의 피는 사람들을 더욱 흥분하게 했다.
아니 광분케 했다는 표현이 더 옳아 보인다.
피 빛으로 물들어가는 홀 바닥을 바라보며 나는 진져리를 쳤다.
그리고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교회가 이런 투견장이 되는 것에 나는 꿈이었지만 매우 혐오스럽게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았다.
나는 내 머리를 쥐어 잡고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니야!'를 외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러다 나는 그 꿈에서 깨어났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누군가에게 뒤통수라도 심하게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 이 꿈이 기분 좋을리가 없었던 것이다.
과연 악몽일까? 아니면 내 생각과는 다르게 길몽일까?

맨 마지막으로 그 꿈의 시점을 마춘다면 그것은 개꿈인듯 하다.
흔히 아무런 의미없는 꿈을 개꿈이라고들 한다.

"그래 이건 개꿈이야! 이것은 내가 만들어낸 헛몽이자 내가 그 동안 겪었던 일들 때문에 꾸게 된 개꿈일 뿐이야!"

이런 마음과 생각을 갖고 아침에 자건거를 타고 산책을 하다 후배 목사를 만났다.
내가 그 후배 목사를 향해 말을 건냈다.
"야! 선배를 보면 인사 좀 해라!"

그러자 그 후배 목사는 콧방귀를 끼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나를 향하여 말을 하였다.
"이런 정신나간 미친 놈이....."
그리곤 서둘러 교회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이 후배 목사와 나는 10살의 차이가 난다.
나는 순간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그리곤 한 마리의 개를 본듯 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개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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