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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서
이경남
- 1171
- 2018-08-26 18:06:24
-이경남
한바탕
태풍 소동이 지난 후
지금 들녘에는
가을빛이 들고 있다
벼들은 실하게 익어 고개를 숙이고
검게 붉게 알곡들도 익어 간다
사람 산다는 게 이런 것인가?
세상이 언제 에덴처럼 편하기만한 날이 있었으랴?
심음과 거둠 더위와 추위
여름과 겨울이 교차하는 것이 인생이려니
봄의 단비만 아니라
때로 한여름의 폭염과 가뭄
그 위에 마지막 태풍 같은 고통이 몰아칠지라도
그저 묵묵히
인내하며 기도하며 이길 일이다
그러면
그 모진 폭염을 견디고
이젠 아침저녁의 신선한 바람 속에
고요히 누워
풍요롭게 익어가는 이 들녘처럼
아름다운 날이
우리에게도 찾아오리니...
2018.8.26. 주일 아침 효학 들에서
*,사진은 윤동주 문익환 장준하가 뛰어 놀던 장재촌 들녁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