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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최천호
- 1089
- 2018-09-01 21:30:36
아름다운 가을이
가까이 있음을 알면서도
여름 동안 우리의 가슴은
인내하지 못하여
많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무섭도록 힘센 여름을 다 보내도록
조급함 없이 아침을 맞이하고
오랫동안 황혼빛에 몸을 맡기어
더 무거워지고 낮아져 가는 들녘으로
가을을 맞이하러 가자
하늘이 진노하듯 쏟아져
여름 동안 상처 입은 도시를
부드러운 두 손으로 씻어내고
자신의 흔적은 남겨두지 않으려는 듯
급하게 흘러가는 강가로도 가보자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이
곁에 다가와 사랑한다고 속삭이니
너, 그리고 나의 가슴에
남겨진 상처가 속히 낫기를 바라며
구월,
머리 숙여 너를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