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도원

이경남
  • 4814
  • 2018-09-06 06:43:39
대한수도원
-이경남

수도원 소나무 밑에서 책을 읽는다
참된 종교는 참된 철학이고
참된 철학은 우리를 참된 종교로 인도한단다
사람의 영혼은 신체의 부산물이 아니라
독자적인 신의 입김이고
육체에 생명을 부여한단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신의 입김은
절대 죽거나 소멸되지 않는단다
그 어떤 반역 그 어떤 학대에도...
아우구스띠누스의 참된 종교, 영혼불사불멸론이다

나무 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고
계곡 가득 흐르는 강물 소리는 되려 편하다
이제 겨우 9윌 초순인데
이곳 철원의 들녘은 벌써 노랗게 익어 버렸고
이미 추수가 끝난 곳도 여렀이다
세상은 저리도 소란스러운데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마음껏 쉬고
마음껏 책을 읽고
마음껏 묵상하고
마음껏 기도할수 있는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가!

내가 이렇게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이 드신 수도자들은 아침부터 쉬임없이
농장을 가꾸고
식사를 준비하고
잔디밭의 잡초를 뽑으며
노동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2018 9.4.수도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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