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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니아와 삽비라(사도행전 5:1-6) : 원시 공산 사회???
최세창
- 1708
- 2018-09-05 20:05:48
누가는 이 이야기를 【1】“아나니아라 하는 사람이 그 아내 삽비라로 더불어 소유를 팔아”로 시작한다.
아나니아(’Ανανίας)①는 유대에서 흔한 이름으로(9:10-17, 22:12, 23:2, 24:1, 토비트 5:13) ‘야웨는 은혜롭다’, ‘여호와의 은총’이라는 뜻이다.
“그 아내 삽비라”(Σαπφείρῃ)의 이름은 ‘아름답다’라는 뜻이다.
클라우스너(J. Klausner)는 이 여인은 1923년에 발견된 납골당에 아람어와 헬라어로 새겨진 ‘삽비라’일지도 모른다고 암시하였다.②
그 부부는 “소유를 팔”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안 해도 될 구제를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이 아닌 체면과 허영의 동기에서 자기를 기만하고 성령을 속이면서 한 것이다. 아마도 그는, 밭을 판 돈을 사도들의 발 앞에 둔 바나바와 같은 일을 함으로써 그와 같은 지위와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소유를 판 아나니아에 대해, 누가는 【2】“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매 그 아내도 알더라 얼마를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니”라고 하였다.
“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매”의 “감추매”는 에노스피사토(ἐνοσφίσατο)이며 “은밀한 횡령, 비교적 많은 액수 가운데 일부를 횡령하는 것, 공동의 돈을 횡령하는 것을 의미하였다”(E. Haenchen, 주 4). 여기서는 하나님께 대한 횡령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말은 하나님께 바친 물건을 감춰 두었던 아간의 사건을 연상시켜 준다(수 7:1-).
“그 아내도 알”았지만, 하나님께 대한 남편의 범죄를 막지 않음으로써 공모자가 되었다. 아내는 남편을 깨우치고 회개케 할 좋은 기회를 공모의 기회로 삼았다. 그 부부는 소유를 판 값 중 “얼마를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다(4:35, 37). 그 부부는 자기들이 하고 있는 일이 마귀에게 걸려든 일인지도 몰랐고, 하나님을 속이는 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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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저자의 이름만 밝혔고,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네 명 이하일 경우에는 본문의 괄호 속에 이름만 밝혔음.
1) K. Aland, et al., ed.: 하나니아(Ανανίας).
2) in F. F. Bruce, The Book of 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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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고,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도 몰랐다.
사도들의 대표인 베드로의 반응에 대해, 누가는 【3】“베드로가 가로되 아나니아야 어찌하여 사단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라고 하였다.
성령이 충만한 베드로는 아나니아가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을 속이고 땅을 판 값 얼마를 감춘 것을 알고 있었다.
아나니아는 사도들, 특히 베드로를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베드로를 속인 것이 아니라 내주하여 역사하시는 성령을 속인 것이다. 성령을 속인 죄가 얼마나 심각한 죄인가는, 예수께서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마 12:31)③라고 말씀하신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베드로는 아나니아가 그렇게 한 이유에 대해, “사단이 네 ‘마음’(카르디안, καρδίαν: 2:26의 주석을 보라.)에 가득하여”라고 설명하였다.
“사단”(σατανάς)은 마귀라고도 일컬어지는데, 마가와 바울을 비롯하여 신약성경 기자들은 인격적인 악의 왕으로 믿었고(마 4:1, 3, 5, 8, 눅 4:2, 3, 6, 13, 8:12, 벧전 5:8, 롬 16:20, 엡 4:27, 히 2:14, 약 4:7, 요 13:2, 27, 요일 3:8, 10, 12, 5:18, 19, 계 12:9, 유 9), 예수님 또한 그렇게 믿으셨다(마 6:13, 13:39, 25:41, 막 3:23, 26, 4:15, 눅 4:8, 10:18, 11:18, 13:6, 22:3, 31, 요 8:44).
사단 곧 마귀의 별명은 ‘바알세불’(마 12:27), ‘뱀’(고후 11:3), ‘용’(계 12:3), ‘벨리알’(고후 6:15), ‘악귀의 머리’(막 3:22), ‘이 세상의 왕’(요 14:30),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엡 2:2), ‘원수’(계 11:12), ‘악한 자’(엡 6:16), ‘대적자’(벧전 5:8), ‘고소자’(계 12:10), ‘시험하는 자’(마 4:4), ‘거짓말쟁이’(요 8:44), ‘속이는 자’(계 12:9), ‘살인자’(요 8:44) 등이다.
이 외에 마귀를 표시하는 다이모니온(δαιμόνιον)은 복수로 사용되어 그 수가 많은 것을 표시하며, 사단의 부하들로 취급되고 있다.
사단(마귀)은 비범한 능력을 가진 초자연적 존재로서 하나님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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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의 마태복음 12:31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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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하고, 인간들을 유혹하여 타락시키는 짓을 한다(욥 1:6, 슥 3:1, 마 4:1-, 13:39, 눅 4:1-, 8:12, 요 13:2, 행 10:38, 엡 6:11, 딤전 3:6, 7:11, 딤후 2:26, 3:3, 살전 2:3, 약 4:7, 벧전 5:8). 그는 죽음의 권세를 가진(히 2:14) 이 세상의 통치자이지만, 그리스도에게 결정적으로 패배를 당하였다(마 25:31, 유 9, 계 2:10, 12:9, 12, 20:2, 10).
또, 사단(마귀)의 모든 활동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고전 5:5, 고후 12:7). 예를 들면, 마귀는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주어(요 13:2), 그로 하여금 예수님을 팔게 했지만, 결국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영원한 구원 계획에 이용된 꼴이 되고 말았다.
그와 같이 사단(마귀)의 모든 활동은 하나님의 원대하고도 심오한 섭리를 위해 허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하나님에 의해 멸망당할 운명에 처해 있는 존재이다(계 20:10).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마귀(벧전 5:8)의 시험에 대해 {클라케(A. Clarke)는 “사단은 세 가지 형태로 시험한다. (1) 간교한 뱀의 형태로 시험하는데, 이는 우리의 의식을 속이고, 우리의 판단을 왜곡시키고, 또 우리의 상상을 호리기 위한 것이다. (2) 빛의 천사의 형태로 시험하는데, 신령한 것들에 대한 그릇된 견해로 우리를 속이기 위한 것이다. (3) 우는 사자와 같은 형태로 시험하는데, 이는 맹렬한 반대와 핍박과 죽음에 의해 우리를 제압하고 멸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벧전 5:8의 주석).
아나니아의 어리석은 허영심과 영적 무지와 판단 착오에 대해, 베드로는 【4】“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임의로 할 수가 없더냐 어찌하여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었느냐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라고 책망하였다.
“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임의로 할 수가 없더냐”는 아나니아가 그 땅을 팔기 전에도 소유권자이었으며, 따라서 그 땅을 판 돈도 아나니아가 임의로 처리할 수 있는 소유권자임을 밝히는 것이다. 이것은 초대 교회의 공산 생활, 또는 공동생활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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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재산권이 없는 공산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자발적인 사랑의 공동생활이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나니아의 잘못은 땅 판 돈을 다 바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돈의 일부를 바치면서 전부인 양 속인 것이다. 그것도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속인 것이다. 이 점은 “어찌하여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었느냐 사람에게 거짓말 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라고 한 베드로의 책망으로 분명해진다. 헤혠(E. Haenchen)은 “아나니아는 이 일을 단순히 인간 사이의 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그는 공동체 가운데 그의[자신의] 영을 통하여 임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속인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나니아는 기독교 윤리의 대 원칙을 알지 못하였다. 바울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 3:23)라고 하였고, “단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 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엡 6:7)라고 하였다.
이 베드로의 말을 들은 아나니아는 갑자기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참혹한 일에 대해, 누가는 【5】“아나니아가 이 말을 듣고 엎드러져 혼이 떠나니 이 일을 듣는 사람이 다 크게 두려워하더라”라고 하였다.
“엎드러져 혼이 떠나니”의 “혼이 떠나니”는 엑세픡센(ἐξέψυξεν)이며 ‘숨을 내쉬다’, ‘숨을 거두다’, ‘숨이 끊어지다’, ‘죽다’ 등을 의미한다(5:11, 12:23, 삿 4:21). 호발트(Hobart)는 “매우 희귀한 이 말(ekpsychein)은 거의 전적으로 의학 관계 작가들에게만 국한된 듯한데 그들도 별로 사용한 것 같지가 않다.”④라고 하나, 헤혠(E. Haenchen)은 의학 전문 용어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다.
“아나니아”의 급사(急死)에 대해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이해하는 학자들이 있으나(Neander, De Wette),⑤ 대부분의 학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이해한다.⑥ 이는 이 일을 듣는 사람이 다 크게 두려워하더라와 세 시간쯤 뒤에 삽비라도 그처럼 죽은 사실로 뒷받침된다.
“이 일을 듣는 사람이 다 크게 두려워하더라”는 이 사건에 관해 전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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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n R. Earle.
5) in 이상근.
6) “Chrysostom, Meyer”(in 이상근), J. Wesley, J. Calvin, H. Alford, R. C. H. Lenski, G. E. Ladd, E. Haenchen, I. H. Marshall, J. R. W. Stott, C. W. Carter, R. N. Longenecker, S. D. Toussaint, A. C. Hervey, W. Neil, 黑崎幸吉, 이상근, 박윤선, F. F. Bruce, The Book of 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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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람들이 아니라, 아나니아에게 한 베드로의 말을 직접 듣고 본 사람들이 다 심히 두려워했다는 것이다(R. C. H. Lenski, E. Haenchen).
웨슬리(J. Wesley)는 “이 거짓말 한 마디에 허영과 탐욕과 사기와 불경건이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엄혹한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동시에 적극적인 의미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한 행동을 다시 하지 않도록 일대 경고를 내리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목적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사도들의 엄정한 처사의 절대 권위가 보장되었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죽은 아나니아에 대해, 누가는 【6】“젊은 사람들이 일어나 시신을 싸서 메고 나가 장사하니라”라고 하였다.
“젊은 사람들”은 네오테로이(νεώτεροι)이며 일종의 직분⑦이 아니라, 젊은 교인들⑧을 의미하는 것이다. 렌스키(R. C. H. Lenski)는 이 말과 10절의 네아니스코이(νεανίσκοι)는 청년들이나 소년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20세와 40세 사이의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들이 “일어나” 아나니아의 “시신을 싸서 메고 나가 장사하”였다. 얼레(R. Earle)는 “죽는 자는 그 날로 장사하되 성벽 밖(왕의 경우는 제외)에다 묻게 되어 있었다.”라고 하였다. 아나니아를 장사한 경우는 그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급사했기 때문에, 모든 장례 의식을 제대로 따르지 못했을 것이다(참조: 저자의 요 11:44의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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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Bauernfeind, 프로이센 29”(in E. Haenchen), E. Haenchen, “Olshausen, Quinoel, Meyer”(in T. Whitelaw
8) “Lumby, Alexander”(in 이상근), R. C. H. Lenski, “Neander, De Wette, Hackett, Zckler”(in T. White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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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최세창, 사도행전(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189-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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