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쯤

김정효
  • 1211
  • 2018-09-10 14:38:20
가운데쯤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태어난 것부터가 가운데 쯤이다. 11 남매 중 7째 다.

- 생김새가 조금 빠진 듯 해도 보통은 된다.
몸은 우리 때 보통 키 165 cm 50여년 한결 같은 65kg에
변함없는 몸피 34’’다. 얼굴 생김새는 나 스스로는 불만이
지만 어렸을 때 머리통 이쁘다며 얼굴 참 하다며 어른들이
귀여워 해 주셨다.
노인 아파트 때는 잘나지는 못했어도 가운데쯤은 넉넉했다.

- 공부는 중간에서 조금 솟았다.
초교 1.2학년 때(해방 전)는 바닥 헤메다가 서강 초교 3학년 부터는 공부가 저절로 잘 돼서 반에서 1등도 했다.
서울고 1학년 초반에는 피난통에 부실했던 공부 벌충하느라고 바닥에서 죽을 뻔 했으나 졸업 때 염소님(노성완담임 선생님) 한테 뺨 맞지 않고
서울 법대 추천 받은 것 보면 우등 바로 아래는 되었나 보다.
육사 입학, 졸업 성적은 중상 이었다.

- 예체능은 우여곡절 있었으나 무난히 넘겼다.
미술은 재미없어서 겉돌았지만 음악은 좋아해서 노래 열심히 불렀다. 이론은 배운적 없어도 고교 합창, 교회 합창 곧잘 따라 했다.
체육은 아예 못한다고 뺑소니만 치다가 육사에서 억지로 시켜서 해보니 웬만큼 따라 할 수 있었다. 환경 때문에 안 한 것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권투(중대 대표) 탁구(지금도 즐김) 태권 축구….조금씩 해 보았다.

왼손 잡이여서 손방 취급 받고 있다가 한 날 개집 번듯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어머님과 아내가 보고 놀라신다. 손방 누명 벗었다.

- 살아 온 과정도 평범했다.
어렸을 때는 가난했지만 화목한 가정으로 이웃에 소문났었고 자수
성가해서는 건강한 기독교 가정 꾸렸다.
살림은 넉넉히 살아 본 적 없지만 남에게 궁색하게 손 벌려 본 적도 없다.
아이들 셋 제대로 커서 제 몫들 하고 있고 지금 우리 내외 큰 딸네와 함께 살면서 효도 받고 있다. 아쉬운 것 없다.
- 평생 직업(군인) 무난했다.
육사 졸업 후 27년 동안 복무 하면서 빼어난 공을 세우지는 못했어도 큰 욕 먹지않고 대과 없이 경상대 학군 단장을 끝으로 잘 마무리 했다.
군복입고 있는 동안 행복했다.
국민 사랑 식지 않았을 때 육사 들어 갔고(1956년) 민주화 바람 타기 전에 전역 했다(1986년)

-성품도 가운데 쯤이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나한테 한번 적용해 본다.
고 이규태씨의 ‘한국인의 의식 구조’가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순하고 소심하고 우유 부단하고….. 하지만 때로는 까다롭고 깐깐해서 옆사람 힘들게 했고 단기 있고 침착 할 때 있었다. 이것 저것 섞어 보니 가운데쯤 되는 것 같다. 쉽게 말해 보통 사람이다.

이 가운데쯤이 내게 무엇이었나?
한마디로 마음 덜 쓰고 편안히 살게 했고 지금도 그 덕 보고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분복이다. 늘 감사 드린다.


안 녕 ! 벗님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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