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고

김정효
  • 1094
  • 2018-10-19 14:59:08
가을이 깊어가고

싸늘한 바람 온 몸에 파고드니
어느새 가을이 깊었나 보다
庭園 丹楓나무에 매달려 노래하던 매미들
엊그제 본것같은데
허물만 남기고 사라져갔네

薪綠을 뽑내던 잎새들도
누렇게 혹은 붉게 익어 떠날 채비를 하는구나
靑春에 느껴보지 못한 憂鬱한 想念들
나 또한 저와같이 떠날 준비를 해야겠지

無常한 人生 탓하여 무엇하랴만
내 사랑하는 親舊들
저 丹楓처럼 익어 세월의 바람 앞에 힘겹게 버티며
고웁게 익은 姿態만은 끝내 간직하려 발버둥 치지만
우수수 바람이 불면 모두 훗날려갈 잎새들인것을...

누가 가을을 豊盛한 結實의季節이라 稱頌했는가
누가 이 가을을 사랑이 익어가는季節이라 읊었는가
가을은 分明 삶을 整理하며 離別을 生覺하는 季節이요
追憶과 憂愁에 잠기는 想念의季節
孤獨을 씹으며 落葉을 밟으며 걷는 슬픈季節인것을...

가을이 아름답기는하지만
이 늙은이에게 너무 많은것을 生覺하게 해서 괴롭네
즐겁고 幸福했던 追憶은 좋지만, 回想하기조차 싫은 記憶까지도
그 想念의 줄기는 캐어도 캐어도 끝이없고
저 높고 파란 하늘에서 마구 쏟아져 내리네

그러 하기에, 차라리
暴雪이 내리고 朔風이 몰아치더라도
그런季節, 겨울이 더 낫지 아니한가
萬物이 蘇生하는 希望의季節, 봄을 꿈꿀수 있게...

2018년 10월 어느날 월곡

이전 장병선 2018-10-19 동부연회 최헌영 감독 항소기각 벌금 500만원 유지
다음 김재탁 2018-10-19 법 그리고 혈연학연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