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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의 인사행정, 누가 적임자인가?
오재영
- 1959
- 2018-11-06 20:00:14
"남양현의 현령 자리가 비었소. 당신이 보기에 누가 이 자리를 맡을 만하오? "기황양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해호(解狐)라면 잘 해낼 것입니다."
그러자 평공이 놀라 물었다. "해호라면 당신의 원수가 아니오?" 이에 기황양이 대답했다.
"군주께서는 누가 적임자인가를 물으신 것이지 제 원수가 누구인가를 물으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진의 황제 평공은 해호를 남양현의 현령으로 삼았다. 현령이 된 해호(解狐)는 이후 백성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격려하여 폐정을 단시일에 없앴으므로 대단한 칭송을 받았다.
오래지 않아 진평공이 또 기황양 에게 물었다. "조정에 법관 자리가 비었소. 누가 적임자라고 생각하시오?" 이에 기황양이 대답했다. "기오(忌惡)라면 잘 해낼 것입니다" 그 말에 평공이 이상히 생각되어 물었다. "기오(忌惡) 는 당신의 아들이 아니오? 당신이 그를 추천하다니 두고두고 남의 이야깃거리가 될까 걱정이오."
이에 기황양이 대답했다.
"군주께서는 누가 법관을 맡을 만한가를 물으신 것이지 기오가 제 아들인가를 물으신 게 아니지 않습니까?" 법관이 된 기오는 신중하게 법을 집행하여 해로움을 제거하고 이익을 주었으므로 그 또한 많은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
공자가 이 말을 듣고 다음과 같이 칭찬했다.
"그래 기황양이 인재를 천거할 때는 밖으로는 자기 원수도 피하지 않고 안으로는 자기 자식도 꺼리지 않았으니 진정 공평무사한 인사라 할 수 있다." - 여씨 춘추에서-
직임(성직)은 논공행상의 전리품이 아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즉 좋은 인재를 잘 선택하여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세우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발전하며 조직을 튼튼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하기에 인사는 불편부당(不偏不黨)과 공평무사(公平無私)해야 한다. 하물며 성직(聖職)은 말해무엇하겠는가?. 만약 그리하지 못하면 구성원들에게 신임을 잃게되므로 그가 아무리 거창한 비전을 제시하고 목소리를 높여도 자신의 사사로운 욕심일 뿐, 공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할 수가 없게됨이 자명하다.
그동안 타교단의 목회자들이나 선교의대상인 이교도의 사회에서 부끄러움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온 우리 교단이 이제 기로에 서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토록 명분과 명제가 분명함에도 논의의 과정에 접어들기만 하면 언제나 책임 있는 자신들은 배제한 채 순수와 순수가 부딪치고, 열정과 열정이 대립과 갈등으로 변하여 본질에서 벗어나게되면 그 와중에서 정작 잘못을 저지른 이들은 중심에서 빠져 버릴 뿐만 아니라 버젓이 온갖 술수까지 동원하여 그 와중에도 자신이 챙길 이득은 알뜰이들 챙겨가곤 했다.
이제 세상이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그런대로 통용 되며 덮어주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지내던 일들이 이제는 잘 통하지 않게 되는 시대다. 권위주의가 허물어지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이제 모든 일들이 투명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시대다. 이제는 많은 이들을 지시하며 말하려는 과거의 지도자 상 보다는 듣기에 힘쓰고 겸손히 다른 이들의 지혜를 두루 구하는 더불어살아가는 삶, 진정한 섬김의 모습을 보이는 지도자들을 기다린다. 이러한 때에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부디 “보스의 옷을 벗고 눈물로 서는” 리더의 모습이 되기를 기대한다.
얼마 전, 비슷한 시대에 함께 목회한 목사와 대화중에 이제 연말과 새해에 은퇴하는 목회자들에 관한 대화중에,“목사가 교회를 구하는 것은 개인적인 것이고, 교회가 목사를 구하는 것은 공적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교회의 중요함을 생각하는 이들은 자신과 자녀들의 영혼과 교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과분한 사람을 모시기 위하여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수고까지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공감한 적이 있다. “반짝인다하여 모두가 금(金)”은 아니다.
부디 예상치 못한 고난의 과정을 통과한 인사권자답게 보다 많은 이들의 지혜를 널리 구하는 겸손함으로 미움과 증오의 혼돈된 아픔들이 이해가 지나가기 전에 치유되어 큰 기대로 함께 새해를 맞이하게 되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