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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남연회 목사로서 부끄럽습니다
장광호
- 3026
- 2018-11-14 02:09:51
내 속에 비겁함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옳은 것을 보고 옳다 하고
그른 것을 보고 그르다고 해야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하나님의 사람이라 배워왔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을
느낄 때마다
자괴감 죄책감 같은 것을 느낍니다.
젊은 청년 윤동주가 느꼈던
부끄러움 같은 것일까요?
화살같은 60평생을 살아온
사람이건만....
뮤지컬 '마틸다'를 보면서 배운 말
"이건 옳지가 않아!"
이 소리가
내 속에서 하루에
수백번씩이나 올라와도
누를 수밖에 없는 비겁함이
오늘도 나를 힘들게 합니다.
엄연히 피해자는 있고
지금도 아프다고 살려달라고 하지만
가해자는 가해하지 않았다하고
그 억울함을 공교회에다 호소했지만
교회와 사회 법에 능란한 법꾸라지들과
그 일당들은
오히려 가해자에게 보랏빛 왕관을 입혀줄 수 있는 공범의
역할을 충실히도 수행할 때,
이를 보고도 듣고도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었던 용기없음과
무지와 무능함에 부끄러웠습니다.
그 뒤에 그들은 공공연히
온 교회들을 향해 큰 소리쳤습니다.
'나 죄인인 거 맞아.
넌 죄없냐?
죄없는 자만 날 돌로 쳐!
이런 나를 나쁘다고 하면
그런 소리 하는 너가 더 큰 죄 짓는거야?
나한테 시비걸면
형사 민사 책임져야 해!'라는
비겁한 자에 대한
조롱거리 섞인 협박에도
말없이 고개 숙여야하는
내 속의 비겁함이 얄미워집니다.
'나 이렇게 부흥시켰어!
감리교 재산으로 땅 사 놨어!'
나 같은 사람 정도 돼야 감투쓰는거야! 하는 뻔뻔함에
이건 아니야 라고 반박 못하는
현실의 제가 부끄럽습니다.
'숫자로 부흥하는 교회
재산 많은 교회
감독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교회'
이런 교회에다 시비 거는 무리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부류라는
거짓 프레임을 걸어 방어하려는
비정상적 집단의 겁박에도
잠시 쫄은 제가 부끄럽습니다.
각자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약점 많은 이를 앞세워
뜯어먹고 있는 부류들은
이 형국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부르며 '감독을 교황처럼 경외하라'고 권할 때 '아멘'으로
응답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참담한 심정과 함께
더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한 마디만은 하렵니다.
이건 옳지가 않아!
이제 이렇게나마
임금님 귀가 당나귀라는 소리를
하고 나니
이상하게도
이 말을 한 순간부터
부끄럽다는 감정이 누그러집니다.
....
이제 부끄러워하지 않으렵니다.
진짜로 부끄러워해야할 이들은
바로 저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외쳐보렵니다.
남은 부끄러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이건 옳지가 않아!'
과거 한 때
무지함으로 인해
불의를 깨닫지 못해
항거하지 못했고
깨달은 이후에도 용기가 없어서
외치지 못했던 시절이
저의 평생에 무거운 짐이 되었습니다.
뭔가 해야할 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게 된다고 했지요.
이제 더 이상 그런 무거운 짐은
평생 지지 않으렵니다.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의 자유를
위해서.
함께 외쳐
부끄러움을 떨치려는 분들과 함께
하나님이 주시는 자유함으로 사는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합니다.
서울남연회 강서동지방 순종교회
장광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