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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세상에는 딱 2종류의 교회 뿐!
장광호
- 1670
- 2018-12-07 16:19:30
1999년 소명을 받을 때 였습니다.
갑작스런 전역을 하게 되었고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는 신학공부를 하라는 말씀에 정말 당황했습니다.
신앙생활을 한 지도 얼마되지 않은,
그리고 흠많은 저같은 사람을 보고 목사가
되라고 하시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제가 사는 화곡동 구길 1.6키로는
서울에서 부천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데,
그 길을 수없이 오가며 물었습니다.
"하필 왜 제가 목사가 되어야 하나요?"
그 길을 걷고 또 걸으며 묻다가
하루는 길 옆에 보이는 교회 숫자를 세어볼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랬더니 대충 센 숫자로만 100개가 있었습니다.
1.6키로 길 양쪽에 100개!
또 묻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요? 왜요? 제가 왜요?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요"
......
꼭 10년이 지난 뒤 답을 주셨습니다.
산꼭대기의 외진 곳에 있는 예배당에서 거의 7년을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50시간짜리
NRC (Newborn and Renew by Cross) 성경공부 교재(시청각)를 만들고 전하는 일만 했습니다.
그 산위의 지하 교회에서
2년 연속 침수를 당하는 기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당하기도 어려운 비싼 월세의 새 예배당(그것도 교회 100개가 있는 그 길, 묻고 묻던 그 길에)로 옮긴 후 하루 밤을 지새는 날 새벽에
2층에 있는 교회 바깥 창문을 통해
휘황찬란하게 보이는 모텔과 술집 간판들을 보면서
"하나님!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도 돈이 많아 반짝이는 간판을 달고요. 우리는 이 비싼 월세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하라고요?"
걱정스러운 가운데 물었더니
간판을 보면 자기 있는 그대로를 다 드러낸다는 겁니다.
그 간판을 보고 들어가면
되는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다는 겁니다.
간판을 단 그 가게의 본질을 꿰뚫고 들어가면 되는 지 않되는 지 판단해야 할 몫은 그 주인이 아니라
손님 그 자신이라는 겁니다.
간판을 달았으면 정직하게 누구든
들어와도 괜찮은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시면서
"세상에는 두 가지 교회가 있다.
하나는 들어가서 내가 죽는 교회가 있고
하나는 들어가면 내 영혼이 사는 교회가 있다.
너는 살리는 교회를 만들어라!"
하나님께서는 왜 제가 목사가 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물음에
꼭 10년만에 정확한 답을 주신 것이지요.
.......
이 엄청난 사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피를 잡기 어려운 오늘
지금 나는 영혼을 살리는 교회를
만들고 있을까요?
내가 살 수 있는 교회에 다닐까요?
나는 성도를 죽이는 목회자일까요?
나는 지금 내 영혼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 채 입만 뻐금거리는 개구리 같은 존재일까요?
묻고
또 물으셔야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