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아! 그대 목사인가?

장광호
  • 1898
  • 2018-12-11 17:22:06
아! 그대 목사인가?


죄송합니다.
좀 자극적인 질문을 드려서요?


신앙의 연륜도 짧고
목회 경험도 일천한 목사가
많은 선배님들이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목사의 자의식에 대해 논하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의 한 켠에서라도 방향을 잡기 위해
한 몸을 던진 입장에서
현재 목사님들이라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함께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영어 단어
'Be Do Have' 이 3가지로 신앙생활과 인생 전부 다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전하고 있습니다.

이 3단어 중 어느 것이 제일 먼저 와야 할까요?

성도들과 이야기해보면 다양한 답이 나옵니다.

Be(존재)가 첫째라는 분도 있고,

뭔가 가지고 있어야 일도 시작할 수 있고 사람 대접도 받을 수 있기에 소유(Have)가 먼저라는 분도 있으며,

일(Do)이 최우선이라는 분은 돈도 벌고 인정도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각기 나름대로 일리가 있습니다.

다들 그 순서를 잘 아시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게도 이런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자기 존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첫 번째이다.
자기가 누군지 제대로 알게 될 때에야 비로소 할 일이 보이며, 그 일을 해낸 결과로 뭔가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새 존재 Be1이 되고, 그는 새로운 일 Do1을 찾게 될 것이며, 그 일을 제대로 할 때 다른 Have1을 가진다.

그 Have1으로 새로운 존재가 된 Be2는 새로운 일 Do2를 하게되며 그 결과 Have2를 가지기에 차원 다른 존재로 성화되어가는데 나선형처럼 올라간다'.

.......

자기 존재에 대한 새 인식은
사람을 바꿀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그냥 먹고 사는 일로 목회를 인식하는 이라면 그냥 직업인일 뿐입니다.

목사가 인간에 의해 세워졌다는 생각을 가지면 인간의 종이 될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사람으로 확신한다면 하나님의 종이 될 것입니다.

감독이 감리사가 정치장로들의 손에 의해서만 세워지는 존재라고 인식 하는 목사는 장로의 종이 되고 그들이 요구하는 일만 하는 자가 되며 그 열매를 얻게될 것입니다.

교회부흥을 오직 숫자를 늘리고 화려한 건물을 사는 것에
최고 가치를 두는 목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일을 하며 그 열매를 먹을 것입니다. 뜻대로 다 될지는 의문이지만.

한 영혼의 구원을 내 할 일로 인식하는 목사님은 그 일에만 집중하기에 외형적 부흥에는 초연하며 새 영혼을 열매로 만족하는 존재로서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오직 학연에 매인 동문이 전부라는 자기 존재 인식을 가진 목사라면

이 사태를 바라보면서
무수한 비난과 비판을 받더라도 오직 자기편만을 지지하는 수치스러운 일만 눈에 가득 보일 것이고 그 일을 하게 될겁니다.

주님이 주신 소명 때문에 한국교회의 타락과, 감리교회의 몰락을 마냥 둘 수 없어서 쓰시는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려는 의식을 가지신 목사님이라면
어떤 겁박과 협박이 있다할지라도 옳음에 대한 확신으로 그 일을 넉넉히 감당하게 될겁니다.

외적으로는 목사라는 동일한 신분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자의식과 자존감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 감리교회 사태를 보는 눈이 각자 다를 수밖에 없게 되고, 해결하려는 방식이나 아이디어도 전혀 다르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 엄청난 사태를
단순히 남의 일로 치부할 수도 있는 가 하면,
내 발 앞에 떨어진 불처럼
다급한 내 일로 받아들이며 행동하는 분들도 계시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물어야 합니다.

나는 목사인가?
나는 진짜 목사인가?
나는 어떤 목사인가?

.....

분명한 것 하나는
제가 이 사태에 발을 내디딘 후
제 존재 Be가 한 달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겁이 많고, 부끄럽고,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가진 게 없어서 티끌같은 존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제가

주님이 주신 음성에 순종하면서 두려움을 떨쳐버린 목사가 된
그 순간부터

더 많은 일들이 제 눈에는 새롭게 다가와 보였다는 겁니다.

앞으로 이 사태가 해결되고 다시 편히 쉬는 돌로 돌아갈 때까지
순종함으로 주신 일들을 감당하게 될 것이기에

지금 제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수많은 열매들을 얻게 될 것이고,

또 다른 존재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아니!

주님은 이미
제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주시면서
어제와는 또 다른 새 존재로 저를 만들어가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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