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이경남
  • 1184
  • 2019-01-20 07:06:16
거울 앞에서
-이경남

새벽 산책을 마치고
샤워실에 들어가면
거울에 한 청년이 나타난다
훤출한 키에
몸매마져 알맞은데
새벽 찬 공기에
얼굴은 홍조를 띠며
아름답게 빛이 나고
피부도 아직은 탄탄하다
그럼 나는 물끄러미 그 청년을 바라보며
잠시 사랑에 빠진다
그러다간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진지하게 묻는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늙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힘을 놓치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꺼지지 않는
열정을 태우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식어지지 않고
가슴에 뜨거운 불길을 품고 사는 이유가 무엇이냐?
마치 육체를 떠나지 못하는 영혼처럼
아직도 이 세상을 내려 놓지 못하고
그것을 부둥켜 안고 씨름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2019.1.19.토요일 아침 샤워실 거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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