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난 자존심...

최범순
  • 1406
  • 2019-02-03 00:34:31
나라가 망했다
엄밀히 말하면 매국노들에 의해 팔렸다

그 때 민족적 자존심을 생각하며,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나라를 팔아처먹은 놈들도 자존심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일제에 아부하여 얻은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떳떳하기에 가난하고 떳떳하기에 멸시 받는 민중들을
천박한 것들이라고 멸시했다
그러면서 조선인들의 양심적 발언을 들으면
자존심이 상해서 펄펄 뛰었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버러지들이,
도대체 무슨 자존심이 있다는 건지!

감리교회가 망했다
더 이상 세상이 감리교회를 등불로 여기지 않는다
그게 망한 거다
그런데 개나소나 다 자존심을 내세운다
불의에 야합하여 살면서도,
교단을 망친 자들과 손을 잡고도,
야합이라든지 변절이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뭔 말을 그렇게 많이 주절주절 쏟아놓는지. . .
성자의 얘기 신학자의 얘기를 비롯하여,
동서고금의 유식한 사람들 말을 다 동원하여
그 꼴난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도,
하늘이 가려진 게 아니라 제 얼굴 하나 가려졌다는 거,
그건 모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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