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

이근석
  • 1459
  • 2019-03-17 03:48:05
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듯 검노매라
야광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변할줄이 있으랴

단종을 폐위, 왕위를 찬탈한 세조의 끝없는 회유에 대한 박팽년의 답,
.........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역시 세조의 회유에 대한 성삼문의 마음,
........
결과,박팽년은 아버지, 동생 ,세살 아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고 아내는 관비가 된다.

성삼문, 아버지 성승, 아들 다섯, 사촌들까지 모두 죽임을 당하고 어린 딸과 아내는 관비가 된다.

불가사의다.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평생의 보장된 부귀영화를 비웃으며
죽을수 있는 힘,

부모 형제 자녀 친척까지도 죽일수 있는 힘,
도대체 그 힘의 근원은 어디에서 나온걸까,
거룩 하기까지 한 힘,
거룩 하기까지 한 죽음,
.........
오늘 구원의 담론을 이야기하는 우리 목사들의 의를 다 합친들 두 사람의 의의 분량에 비할까,

물 신 앞에,
티끌 같은 명예 앞에,
세속의 가치 앞에 추풍낙엽처럼 날려가는
우리의 초라함이여,

하늘의 긍휼을,
하늘의 불쌍히 여김을 입어야 살수 있거늘,

선비의 의만도 못한 내 안의 그리스도의 의,

우리 슬퍼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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