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엄마 편지

도현종
  • 2919
  • 2019-05-25 22:07:34
아내를 사랑하며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사랑을 하지만 어떤 근사한 사랑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거짓된 사랑은 새털보다 가볍다. 사랑을 사용하는 방향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 원이엄마의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신)

고성 이씨 분묘에서 가로 58.5㎝, 세로 34㎝의 한지에 한글로 쓰여진 이 편지 속에는원이 엄마가 남편의 병환이 깊어지자 삼 껍질과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미투리(신)를 삼는 등 정성을 다해 쾌유를 기원하는 내용이 적혀있다.그러나 '원이 엄마의 애원을 뒤로 한 채 남편 이응태는 30세의 나이에 끝내 숨지고 만다.

'원이 엄마의 편지'다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아~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사랑의 미투리는 1998년 4월 안동 정상동 고성이씨분묘에서 ‘원이 엄마의 마지막편지’와 함께 출토됐다. 미투리는 길이 23cm, 볼 9cm이며 뒤꿈치 부분은 한지로 감겨있었다. 이 신발을 싸고 있던 한지의 기록으로 보아 남편을 위해 이응태 부인이 본인의 머리카락으로 짠 것임을 알 수 있다. 

부부라는 인연은 참으로 경이롭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참다운 사랑은 과연 무엇인가 의문이 이어지는 시대다. 우스개나 심심풀이일지라도 각종 설문에서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은 부정이 항상 더 우세했다. 이 곳에 420년 만에 햇빛을 본 한 부부의 사랑과 이별, 영원한 약속의 사연이 있다. 안동시 정상동의 고성이씨 정자인 귀래정. '원이엄마의 편지'로 잘 알려진 그들 원이엄마와 남편 이응태의 영원한 사랑의 현장이다.

이응태의 무덤에서 발견된 한 통의 편지. 부인인 원이엄마가 젊은 나이의 남편을 떠나보내면서 쓴 애절한 사랑의 편지였다. 서른 한 살의 나이에 안타깝게 떠난 남편의 뒤를 자신도 따르고 싶다는 내용의 원이엄마 편지는 세인들에게 '420년의 사랑'이라는 눈물겨운 감동을 전했다.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건지요?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 곳에 가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원이엄마는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대강만 적는다고 했지만, 무덤에서 발견된 편지지를 살펴보면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지면이 모자라자 편지지를 돌려 모서리에까지 써 내려 갔음을 알 수 있다. 꿈에라도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눈물로 종이를 다 채웠던 것이다.

그러나 아내의 헌신적이고 눈물겨운 보살핌에도 원이 아버지 이응태는 세상을 떠났고, 편지와 미투리만이 420년간 지하에서 이들의 사랑을 증명하고있고 원이엄마의 편지와 미투리는 현재 안동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국내외 언론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져 진한 감동을 안겼다.

원이엄마와 남편 이응태의 사랑과 영원한 약속 등 애절한 사연이 깃든 귀래정은 연인과 부부들의 순례 장소로 단연 으뜸이 되고 있다. 안동시는 귀래정 주변에 능소화를 심어 이들 부부의 사랑을 기리는 한편, 답사객들에게 애잔한 분위기를 선사하고 진정한 부부사랑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고 있다.

"원이엄마와 이응태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420년 후인들에게도 감동을 주는데서 보듯 진실하고 영원한 것이 사랑"이라며 "쉽게 만났다 헤어지고, 서로에 대한 몰이해로 상처를 주는 현대인의 마른 가슴에 안동의 원이엄마 콘텐츠가 치료약이 될것이다.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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