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

최천호
  • 1108
  • 2019-07-25 14:53:40
장 마

최천호

할 일이 없다며 눈을 감고
새김질만하는 누런 소 등 뒤로
바람도 없는 늦은 오후는
지친 듯이 늦은 걸음이다

갈매기 무리들은
수평선을 볼 수 없다며
종일 날 생각도 하지 않고
해당화는 벌써졌지만 열매는
붉은 색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늘은 낮게 내려앉아
한 달 내내 맨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으니
하얀 소금을 먹고 사는
염전 창고는
검게 타들어가는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데
아버지는 허리 굽은 황새처럼
누렇게 바랜 등만 보인 채
널따란 논을
두 손으로 휘저으며
길게 자란 풀들을 뽑아
멀어진 둑에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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