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비혼(非婚)

함창석
  • 1057
  • 2019-08-20 18:37:26
비혼(非婚)

산돌 함창석 장로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으로 미혼, 독신과 동의어이며, 용례나 함축하는 의미에서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사실 그 차이를 명확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영어로는 Single이라고 한다. 한국은 21세기에 들어와 평생 독신인 비율도 늘고 더 나아가 비혼, 비 출산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경제문제, 사회문제, 성역할문제, 독신유행, 종교문제, 나이문제, 남녀문제 기타 등등 잡다하고 복잡한 결혼/독신간의 논쟁이겠지만 결국 자식 문제가 핵심이다. 자식측면에서 인간사회에서 독신은 어리석은 짓이고, 자식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혼은 개인의 자유만 억압 받을 수 있다.

2세가 집단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에 사회나 국가, 공동체 입장에서는 개인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결국은 인구이기 때문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단위가 결국은 가정인데, 결혼을 하지 않으면 가정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어떤 국가의 정부도 독신인 사람을 좋아할 리 없다. 그래서 인권의식이 없던 과거엔 대놓고 탄압을 가했으며 현대에도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세금 제도를 독신자에게 불리하게 하고, 이혼 관련 법률도 경제력을 가진 자에게 불리하게 적용 되었고 이혼을 최대한 억제하는 장치가 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독신을 반대하는 기본적인 공통점은 씨 종족 멸족을 막으려는 것과 인구 문제가 주 이유였으며 이게 굳어지면서 조금이라도 더 욕구와 감정을 초월하려는 초기 기독교의 사상이 있었으며 서양에서 독신은 거의 죄악으로 여겨졌는데 이는 중세 기독교의 영향이 크다.

‘독신자는 불신자와 동급이고 지옥에 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신이 죄악시되었는데 가족들이 보는 데에서 임종을 맞은 기혼자가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천국으로 가는 것을 그린 그림과 그 반대로 지옥으로 끌려가는 독신자의 비참한 최후를 그린 그림이 아직도 전해져 올 정도다.

성직자, 수도자를 제외한 독신을 부정적으로 여겼는데 가족이라는 개념을 중요시하는 전통사회에서 독신은 기존 가치관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마르틴 루터는 사제, 수도자들의 독신을 비난하면서 독신은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가르침에 위배된다고 주장하였다.

현대 서유럽/ 북유럽은 개인주의가 번진지라 동아시아권에 비하면 많이 완화되었다. 현대 서구권에서 개개인의 가정사에 시시콜콜 간섭하면 눈총을 받는 분위기로 변했다. 그래도 정부 차원에서는 고령화문제 때문에 이들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1인 가구의 세율을 늘리려고 한다.

고대 한반도의 경우 가뭄이 심하거나 수해가 들어 대흉년이 오면 합동결혼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한 천신의 노여움으로 알고 독신자 색출을 하는 관례가 있었다. 또한 독신자를 족보에 올리지 않았다. 조선의 경우 결혼을 못하는 처녀들에게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혼인장려책이 있었다.

개인에 따라 다양한 사연이 있겠지만 결혼이나 억압, 제도, 규범 등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 개인주의와 인권의식 향상, 권리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된 것, 과거시대 가부장제, 전체주의 문화와는 달리 한쪽이 상대방에게 갑질을 하면 참지 않는 것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다.

구시대에는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힘과 권리, 지위를 이용해서 갑질을 하면 보통 한쪽이 수용하거나 혹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참아서 인간관계가 유지되었으나 개인주의와 인권의식 향상, 권리에 대한 정보가 향상되면서 갑질에 일방적으로 참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반감이 확산되었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거나 게임, 인터넷, 동영상 매체 등을 취미로 하는 등 인간이 아닌 다른 대상에 애정과 애착을 품는 일도 늘게 되면서 별로 외로움을 타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정서적, 감정적으로도 별로 연애나 결혼을 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낀다.

혼자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데, 감정, 정서적 소모를 하면서까지 타인과 연애, 결혼을 해야 할 당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결혼이나 연애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시간적 투자, 정서적 소모 대신 자신에게 투자하는 일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법적으로 독신인 사람은 모두 '미혼'인데 자의적으로 혼인을 하지 않은 것을 강조하고 싶은 사람은 '비혼'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혼의 뉘앙스는 아직 혼인하지 않은 다시 말하자면 언젠가는 혼인할 것이고 결혼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재로 쓰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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