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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이당(飴餳)
함창석
- 1452
- 2019-09-06 02:32:47
산돌 함창석 장로
엿은 전분을 함유한 곡식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고아 만든 달고 끈끈한 식품이다. 곡류나 감자류 등의 전분질 원료 또는 이들 원료로부터 추출된 전분에 물을 가하고 가열하여 호화 시킨 다음 당화효소 또는 당화제를 단독 또는 병용 처리하여 당화시키고 농축하거나 정제하여 만든다.
곡물의 고두밥을 엿기름물에 삭힌 뒤에 자루에 넣어 짜낸 국물을 고아 굳힌 음식이다. 묽은 엿은 이(飴)라하고 된 엿을 당(餳)이라 한다. 굳기 전의 상태를 물엿, 조금 졸인 것을 조청, 바로 굳힌 것을 갱엿이라고 한다. 갱엿을 먹기 좋게 공기를 넣어 뽑아 만든 것이 흔히 먹는 엿이다.
엿은 사용하는 주원료에 따라 찹쌀엿·멥쌀엿·전분당·옥수수시럽 등으로 구분되고, 당화재의 종류에 따라 맥아엿·효소당화엿·산당화엿 등으로 구분된다. 엿의 물성에 따라 단단한 강엿과 유동성이 있는 물엿으로 구분된다. 물엿(시럽)은 당화 정도에 따라 구분해 부르고 용도도 달라진다.
맥아엿은 옛날 우리 가정에서 흔히 만들었다.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려 찌고 엿기름가루를 넣은 다음 가열하여 당화시키고 걸러서, 엿밥을 제거하고 오랫동안 조린다. 농축 정도에 따라 갈색의 물엿이나 강엿이 된다. 물엿은 음식이나 약과에, 강엿은 그대로 먹거나 녹여서 사용한다.
설탕의 중간 제품인 원당을 전량 수입해 오고 있는 형편이므로 가급적이면 국내 생산이 가능한 전분당으로 일부 대체하여야 한다. 또 최근에는 전분으로부터 만들어진 포도당의 일부를 과당으로 이성화시킨 이성화 당이 개발되어 설탕 또는 물엿과 함께 감미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강원에서는 옥수수로 만든 황골 엿이 유명하였고, 충청에서는 무 엿을 많이 만들었다. 무 엿은 쌀을 당화시킨 물에 무를 채쳐 넣고 가열, 농축한 것이다. 이것은 강 엿이 아니고 숟가락으로 떠먹는 물엿이었다. 전라에서는 고구마로 만든 엿이 유명하며 특히 용안지방에서 잘 만들었다.
제주도지방에서는 엿에다 닭이나 꿩의 고기를 넣어 만든 닭엿·꿩엿이 유명하다. 이것은 차조를 당화 시킨 물에 닭고기나 꿩고기를 넣어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푹 조린 것이다. 영양 보양식으로도 뛰어난 음식이다. 황해도지방에서는 조청에 찹쌀미숫가루를 넣어 만든 태식이 유명하다.
근친 갔던 새색시가 시가로 돌아올 때는 나무함지박에 엿을 하나 가득히 만들어 가지고 와 일가친척에게 돌렸다고 한다. 간식거리가 흔하지 아니 하였던 옛날에는 엿을 소화제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엿의 재료인 엿기름이 소화효소 중 하나인 아밀레이스를 많이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성분은 당질로 영양가가 높고 신체흡수율이 빠르다. 엿기름과 곡식의 비율은 대체로 1:10이 알맞으며 엿기름의 양이 적으면 낟알의 녹말을 완전히 삭힐 수 없으므로 엿이 덜 달고 양이 적게 나오며 맑지 않다. 말랑한 엿에 볶은 콩, 잣, 호두, 볶은 참깨 등을 섞어 엿강정을 만든다.
약엿은 구기자, 모과 등의 약효를 가진 식물을 우려내어 그 물로 만드는 엿을 말한다. 그냥 먹으면 시거나 쓴 것도 엿으로 만들면 달게 먹을 수 있어 지금도 한약방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는 근래에 창작된 게 아니라 동의보감에 나오는 오래된 처방법으로, 고(膏), 고제(膏劑)라고 한다.
지금도 일부 한약방 등에서는 약초 등을 우린 것을 섞은 갱엿을 약엿 등의 이름으로 파는데, 씹는 건 엄두도 못 낼 정도이며, 냉동 보관할 경우 언 갱엿들을 살살 부딪치면 쇳소리가 난다. 갱엿은 그대로 먹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대패로 얇게 긁어내어 나무막대에다 붙여먹기도 한다.
엿에 공기를 넣는 소위 '엿을 뽑는' 과정 때문에 엿 속에는 빈 구멍이 있는데, 옛날에는 서로 엿가락을 부러뜨린 뒤 속의 구멍 크기를 재어 겨루는 '엿치기'라는 놀이가가 유행하였다. 부러뜨린 부분에 따라 구멍의 크기가 달라지며 진 사람은 엿 값을 내야 하니 꽤나 신중하게 하였다.
한국전쟁 이후 엿장수가 돈 대신 고물을 받아 되파는 고물상을 겸하기도 하였다. 이때에 생겨난 말이 바로 '누가 엿 바꿔 먹었냐?' 또 고물을 갖다 주면 쇠가위로 기다란 엿을 잘라 주었다. 똑같은 고물을 가져다줘도 그때그때 받는 엿이 달랐기에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말도 생겨났다.
제주에서는 전통 특산 엿으로 고기가 들어간 고기 엿이 있으며 꿩을 고아낸 꿩 엿도 있다. 최근에는 귤과 함께 선인장(백년초)을 제주도의 특산품으로 밀면서 선인장 엿도 있다. 북한지방에서는 개고기나 토끼고기를 엿에 넣는다. 정신의 피로를 회복하는 작용으로 입시생이 즐겨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