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죽창(竹槍)

함창석
  • 1271
  • 2019-09-07 21:05:34
죽창(竹槍)

산돌 함창석 장로

倉은 쌀 창고(倉庫)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쌀 창고에는 모양이 둥근 것과 四角(사각)의 것이 있고 倉(창)은 사각 쪽이라고 한다. 倉(창)은 파랑색이나 ‘서두르다’의 뜻에도 쓰이므로 옛날 사람은 갓 거두어들인 곡물(穀物)을 서둘러 치우는 곳이 倉(창)이라고 설명(說明)하고 있다.

倉은 ‘곳간’이나 ‘창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倉자는 人(사람 인)자와 戶(지게 호)자,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오는 倉자를 보면 지붕과 외닫이 문, 그리고 주춧돌이 함께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倉자는 본래 쌀이나 곡식을 보관하던 작은 창고를 그린 것이다.

찌르는 용도로 사용되는 짧은 날이 달린 단병무기로 긴 나무 자루 끝에 날(槍身)을 물려 찌르거나 던지는 것으로, 예로부터 세계의 여러 곳에서 쓰여 왔다. 나무자루에는 수피(樹皮)·수피(獸皮)의 끈을 감거나 수액을 발라서 보강하고 장식하며 채색·조각으로 정교한 문양을 넣기도 한다.

창날은 흑요석·처트 등의 돌·뼈·뿔·대·금속을 재료로 하고 그 형태는 다양하다. 모양이 다양하지만 창끝이 뾰족한 유엽형을 기본으로 한다. 창신은 자루 끝을 파서 삽입하거나 끈으로 묶어 수액·피치로 고정하였다. 그러나 대나무를 비스듬히 끊어서 그대로 사용하는 단순한 죽창도 있다.

신석기시대에는 깬돌과 간돌로 만든 보다 발전한 형태의 석창이 등장한다. 창은 화약병기가 등장한 이후에도 널리 사용되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무기라 할 수 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창은 긴 나무자루의 끝을 뾰족하게 다듬고 이를 불에 구워 강화시킨 죽창이 대표적이다.

사냥도구가 아닌 전투용 창은 청동기시대부터 전장에서 주요한 무기로 사용되었다. 각 시대의 전투방식에서 필요한 기능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창이 만들어졌고, 같은 창이라도 시대에 따라 용도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가장 흔한 창의 형태는 단순 직선형의 날이 달린 투겁창이다.

죽창은 긴 대나무의 끝을 날카롭게 깎아서, 그것을 창날 삼아 상대를 자격하는 무기이다. 창끝이 될 부분을 약 20도 각도로 깎은 부분에 기름을 쳐서 불로 달군 뒤 강화 처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강화 처리를 몇 차례 거치게 되면 대나무에 기름이 스며들어 견고한 죽창이 완성된다.

죽창은 재료인 대나무를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매우 대중적인 무기이다. 그렇기에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보통은 무기를 갖지 않는 백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기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민항쟁에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죽창이다.

죽창 가는 동학농민운동 당시 불렸던 노래이다. 고 김남주 시인이 작사한 것으로, ‘이 두메는 날아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반란이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라는 가사다.

동학혁명과 관련이 있고 그때는 농민들이 밭가는 도구 외에 무기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전라도 지방에 그래도 많이 분포한 죽(대나무)를 무기로 활용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폭력을 장려하는 것 같은 느낌의 노래이기에 유래를 다 떠나서 널리 회자되는 것은 염려된다.

못 박힌 두 사람의 다리를 꺾고 예수께 이르러서는 이미 죽으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지 아니하고 그 중 한 군인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이를 본 자가 증언하였으니 그 증언이 참이라. 그가 자기의 말하는 것이 참인 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라.

주께서 주의 백성들과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려고 나오셔 악인의 집의 머리를 치시며 그 기초를 바닥까지 드러내셨나이다. 그들이 회오리바람처럼 이르러 나를 흩으려 하며 가만히 가난한 자 삼키기를 즐거워하나 오직 주께서 그들 전사의 머리를 그들 창으로 찌르셨나이다.

검찰의 마크는 특이하다. 5개의 서로 독립된 막대기가 세로로 세워져 있다. 일단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5개의 막대기는 각각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왼쪽부터 공정, 진실, 정의, 인권, 청렴 다섯의 의미다. 막대기는 죽창모양을 상징하여 도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삽질검찰' 로고가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 죽창은 삽으로 바뀌어 있으며 나머지도 망치, 도끼 등으로 바뀌어 있다. 검찰이 죽창마크에 나타난 의미의 본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풍자성 비난일 것이다. 다만 검찰마크로 차용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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