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경남
  • 1275
  • 2019-09-19 20:59:06
평화
-이경남

구순의 노모는 참
곱게도 늙으셨다
요즘은 김형석 교수의
기독교란 무엇인가를 읽으신다
아내는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
상담학을 공부하는데
프로이드를 읽으며 애를 먹지만
한 고비만 넘기면 분별도 생기며
마음도 편해질 것이다
미혼인 아들 녀석은 강원도의 한 교회에서
청년 사역을 하며 대견하게 살고 있다
동시통역을 공부하는 딸은 꽤나 어려운 과정을
전혀 힘든 기색없이 밝게 넘어가고 있다
바로 옆이 초등학교다보니
하루 종일 시끄럽고
마침 도로 공사마저 벌어져
굴착기 연타음이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소음이 불편하기는 커녕
되려 우리 삶의 행진곡처럼 즐겁게만 들린다
지금 고요히 서재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다 허공을 바라보며
이 평화를 생각해 본다
가뜩이나 세상은
북핵으로 한미 한일 갈등으로
또 조국 가족으로 소란스럽고
고통스러운데
나는 어떻게 이런 평화를 누리며 사는가?
이것은 너무 소중한 하늘의 축복이리라

2019.9.19.목요일 오전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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