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김문상
  • 2014
  • 2019-10-05 06:24:39
아픈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인지가 없는 아내는 저도, 자신도, 아이들조차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뇌출혈로 쓰러진지 1년 6개월...
의사들은 정신병원으로, 사람들은 요양원을
보내라 말들 합니다. 안 그러면 다 죽는다고...

목사님들은 사람들의 위로를 바라지말고
조용히 그저 하나님의 도우심만을 구하라합니다.
함께 기도해주겠다며 연락하던 사람들도 이젠
하나 둘씩 연락이 오지 없습니다. 중보기도를
부탁하기조차 참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입장바꿔 생각하면 이러한 그분들의 모든 것들이
이해되어집니다. 아쉽고 서운하기보다는,
제 아내가, 저의 어려움이 그분들에게 마음 한켠
짐이되고 부담이된 것 같아 그저 송구할뿐입니다.

밥을 먹이고, 대소변을 받아내고, 씻기고, 옷을
갈아 입히고, 바늘 끝만한 작은 상처 하나에도
흐르는 피가 멈추지 않아서 온통 피로 얼룩진
옷과 시트를 빨고 갈아주고, 토하면 기도가 막힐까
수십번을 살피고, 소리를 지르면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줄까 베드째 병실밖으로 빼서 로비에서
밤새 잠을 청하고, 수없이 응급실로, 중환자실로,
집중치료실로 오고 가기를 끝도 없이 했습니다.

18개월간 6번의 뇌수술을하면서 수없이 입퇴원을
반복하고 중환자실과 집중치료실은 오가면서,
아픈 아내를 옆에두고 누군가와 감정 다툼을하고
충돌하는게 얼마나 쓸모없는 일인지를 알기에
오늘도 그저 하나님 앞에 마음을 내려 놓습니다.

함께했던 교인들도 하나 둘씩 교회를 떠나갑니다.
눈물로 하나님 앞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죄송하다며
떠나는 그들을 붙잡지 못합니다. 간병을 포기하고
아내를 놓으면, 목회가 살까... 목사의 직임을 잠시
내려놓고 아내를 간병하는게 맞는걸까?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떤 결정이 옳을까?
끊임없이 들어가는 경제적인 문제들 해결하려면
그나마라도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23년간 하나님의 종으로 열심히 달려왔는데,
주님을향한 나의 믿음과 신앙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걸까... 그렇게 바울의 담대함을, 베드로의
믿음을 설교했는데, 혼란하고 복잡한 마음과 생각을
지혜롭게 붙잡지 못하는 저 스스로가 참 못나고
부끄럽게만 느껴집니다. 아내에게는 그저 미안하고
못난 남펀이고, 아이들에겐 많이 부족한 아빠이고,
교인들에겐 무능력한 목사로 느껴져서 참 많이도
아프고 괴롭기만합니다.

인지없는 아내를 바라보며 별의별 생각을 다합니다.
언제까지 아내가 저렇게 있을까? 나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문득 언젠가 어느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김목사가 언제까지
버티는가 하는게 제일 큰 문제지" 제일 큰 문제...

아내는 인지장애로 입을 벌리지 않기에 자신이 토한
토사물을 입 밖으로 절대 뱉지 않습니다. 아니
뱉어내지 못합니다. 금방이라도 뿜을듯 입안에
가득찬 토사물을 꾸역꾸역 기어이 다시 삼켜버립니다. 그래서 토하는 것이 아내에겐 위험하고 위급하게
응급을 요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아내가, 나 자신이, 아이들이, 그리고 교회를
떠나가는 교인들이 모두 다 가슴 아프기만한 밤 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창밖을 멍하니...
한참을 그렇게 내다 봅니다. 산다는게 뭘까요?
오늘도 감사와 깊은 한숨이 수 없이 교차합니다.
저는 참 담대하지 못한 그저 한심한 목사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인것을 분명히 알거늘...

또 쓸데없이 긴 글을 적어 놓고 갑니다.
함께 기도해주시는 분들께 아내의 현재 상태와
중보기도 부탁만 올리고 간다는게, 죄송합니다.

혹여 이런 글을 이곳에 올리는게 보기 불편하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그저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한 마음으로 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지장애로 잠들지 못하는 아내 덕에 마음 편히
잠을 청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를 않네요.
잠이나 편히 한 숨 푹 자 보고 싶습니다.

주님안에서 오늘도 모두들 건강하시고
편안한 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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