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에 기도하는 이들 위해

신동수
  • 1535
  • 2019-11-14 17:19:33
수능일에 드리는 기도

망각의 색깔은? 검정입니다. “새까맣게 잊는다.”는 말이 답해줍니다. 인간이 망각의 색깔은 검게 느끼는 이유는 생존본능입니다. 기억이 인간의 생존과 번영의 기본요건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말씀의 종교인 기독교에서 잊음은 복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가득하면 주님의 말씀이 들어올 자리가 없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비우시면서 생명의 말씀을 주십니다. 하나님은 선지자 예레미야의 입으로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인간은 기억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야 원수를 갚을 수 있고 소원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믿음이라는 말로 정당화한 욕망의 기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심지어 성경까지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근거를 삼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사실 이 히브리 편지에서 그들의 “바라는 것”은 세간의 해석대로 “자신들의 욕망”이 아니라 “주님의 뜻”입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문의 첫 부분도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하고 이를 밝혀줍니다.
늘 “발등의 불”에서 시작되는 우리의 기도는 욕망의 범주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단 기도하는 과정에서 주님의 만지심으로 우리의 욕망이 주님의 뜻에 버무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엎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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