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사람 잡을지도 모를 땐 어찌해야 하는가?

오재영
  • 2211
  • 2019-11-08 23:50:06
지난 19대 대통령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을 때 집에 들른 아들이 퉁명스럽게 한말이 지금도 떠오른다.
“아빠 1번 찍어도 나라 안 망해요. 1번 싫으시면 3번이라도 찍으세요...”

이제는 세월이 흘러 가난이 얼마나 힘든가를 몸으로 겪어온 세대와는 달리, 그때 보다는 풍요 속에서 자라온 자녀세대의 젊은이들이 흔히 갖고 있는 생각과 견해로 부모와 자녀들 간의 분쟁이 일고 있다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기에 그대로 듣고 지나쳤다.

오늘 지나온 과정을 돌아보면 그 옛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 외에는 OECD.국가의 10위권을 넘보는 발전된 국가를 경영할만한 능력도 없이 대통령의 자리에 등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 그는 지도자다운 안목(眼目)과 품격을 갖추었는가? 겸손한 권력은 곧 반대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임에도 주변에는 대부분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출세지향적인 인사들 외에는 그 직에 맞는 인격과 품격을 구비하지 못한 이들 뿐, 현명한 지도자들이라면 필히 멀리해야 할 (아첨하는, 동료를 비방하는, 편가름하는)사람들을 구별치 못하므로 무능한 정부로 낙인찍혀 극도의 혼란의 와중에 또다시 준비 없이 검증 할 기회도 없이 문재인 새 정부가 등장하였다.

나는 지금도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나 박근혜대통령이 무슨 죄(罪)가 있느냐고 하는 이들을 보면 한심하다 못하여 참으로 가련하다는 생각과 함께 연민(憐憫)의 마음을 갖게 된다. 저들이 그동안 저러한 무지와 편견으로 국정을 이끌어 옴으로 얼마나 국격이 손상 되었는가? 왜 죄가 없는가? 오늘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혼란의 대부분과 오욕의 책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다. 그가 자신의 능력을 모르고 주변의 정치모리배들의 “미사여구”에 취한 본인의 선택에 따른 자업자득이 아닌가... 그토록 주변의 많은 이들이 건의와 쓴 소리, 충고를 했건만 모두 귀 막고 더 나아가 집권여당(與黨)의 국회의원 공천권까지 손대어 거대 집권여당을 쪽박 차게 한 것이 작은 일인가?

대통령은 5년 단임제의 대통령임기를 마치면 평생을 국가에서 지키고 보호해준다.
무슨 욕망으로 자기분수를 착각하여 김무성이든, 유승민이든 당은 각자 알아서 진행하라 하고 본인은 선친 박정희 대통령이 일으킨 조국 대한민국을 야당대표들까지 포함하여 함께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도움과 협조를 구하고, 사회 각 분야의 널리 숨겨진 준비된 인재들을 선발하여 등용했다면 오늘의 이 참담한 일이 일어났을까? 도대체가 이 좁은 땅 분단된 이 나라에 네 편 내편 편 갈라 상대편 공격하며 증오할 대상이 있는가? 우병우 를 비롯하여 ‘문고리 3인방’ 이란 단어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참으로 오늘의 우리 조국의 백성들은 지도자복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이제는 문재인 정부가 이어 등장한지도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누군가 그런 표현을 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의 과정을 보면 앞의 전직대통령들의 무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한마디로 더욱 참담함을 느낀다. 문재인정부의 등장이후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앞서 실패한 이들의 패망이 본인들에게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 수 없는가? 도대체 이분은 대통령 직(職)이라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직(職)에 대한 기본상식이 없는 분 같다. 기업이든 국가든 막중한 책임을 맡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애정을 갖고 섬기는 자기희생이 전제되는 것이 아닌가? 지금 이분의 국가를 이끌어가는 통치이념에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할 애국심(愛國心)이 있는가?

본인께서 대통령으로 출발하면서 국회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를 향하여 발표한 취임사(就任辭)에서 다짐한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는 모두에게“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습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그대로 하지 못했을 때에는 그 사실을 보고 할 것이며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을 하겠다.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밤을 새워서라도 설득하고 설득하겠다. 이처럼 국민들이 기억하는 것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동안 몇 번이나 사과를 하고 약속한 “삼고초려(三顧草廬)”는 몇 사람에게나 하셨는가? 지금 문대통령의 시야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이 보이기는 하는가? 도대체가 현실을 헤쳐 나가기도 벅찬 때에 등장과 함께 갑자기 전임자들의 흔적을 지우기에 급급하며 이미 지나온 세월을 거슬러 1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온갖 선동과 패거리에 함몰되어 날밤을 새우고 있는 이 모습에서 과연 이 나라의 화합과 번영의 미래를 찾을 수가 있는가?

많은 이들이 즐겨 읽는 한비자(韓非子)에 등장하는 한 나라의 위기를 말하는 망하는 망징(亡徵)에 44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그 중의 몇 가지가, 언설(言舌)에 능하다하여 그 실적을 확인도 없이 그 문장이나 말이 군주의 뜻에 맞는다하여 무조건 등용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군주의 성품이 지나치게 강하여 남과 화합할 줄을 모르고 간(諫)하는 이를 물리치며 남을 공격하기를 좋아하고, 국가의 이익을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그 누구도 자기에게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군주가 대담하여 반성할 줄 모르고, 나라가 어지러운데도 스스로 남보다 지혜가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자기나라의 힘은 생각지도 않고 이웃나라를 경시하는 나라는 망한다.

나라가 작은데도 큰 나라에 대하여 외국과의 교류에서 언제나 이익이 있는 일만 생각하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군주가 겁이 많아 나라를 지킴에 있어 견고하지 못하고, 재앙의 단서를 보고도 우유부단하여 손을 쓰지 못하며, 단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망설이다가 시기를 놓치는 나라는 망한다... 2천 년 전에 사마천의 ‘춘추필벌’의 사기에도 “못난 정치 형벌로 겁주고, 최악의 정치 백성과 다툰다”했다. 오늘 남남 갈등에 이어 지역과 세대 간의 갈등으로 서로간의 증오와 온갖 험한 소리를 퍼붓는 현실이 두렵기만 하다. 이제는 우리도 조지오웰의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선 진실을 말하는 것이 혁명이다”라는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역사에 등장한 신흠(1566~1628)은 지적한다. “자기의 허물은 살피고, 남의 허물은 보지 않는 것은 군자다. 남의 허물은 보면서 자기의 허물은 살피지 않는 것은 소인이다. 자기의 잘못은 용서하고 남의 허물은 살피며, 자기의 허물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남의 허물은 들춰내니, 이들이야말로 허물 중에 큰 허물이다. 자기의 허물을 능히 고치는 사람은 허물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만하다.” 사람은 그가 아무리 대단한 위치에 있다하여도 전능자가 아니기에 실수와 약점을 보일수가 있다. 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대통령의 소홀함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본인의 약점을 인정하며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 문대통령께서는 일부지지자들 외에 많은 국민들이 진정무엇을 염려하며 불안해하는지를 모르시는 것 같다. 지금 이정부가 진행하는 것들 중에서 제대로 되는 일이 있는가? 대통령주변에 있는 이들은 국민들의 염려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가? 진행하고 있는 국가경영은 앞선 이들이 실패한 전철을 밟아가고 있지나 않는지를 돌아보기는 하는가? 오로지 자기 진영의 편협한 인재들만을 중용하며 실수를 인정할 줄을 모르는 오만함, 그에 따르는 아픔은 우리 모두의 불행임을 명심해야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아시아를 지나 세계를 여행할 때면 가는 곳마다 발전된 우리국가의 위상과 기업의 로고, 바람에 나붓기는 깃발을 보며 자랑스럽게 긍지를 갖든 우리가 이제는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우리가 자기 의(義)에 빠져 있을 때 보다 더 위험한 때는 없다”는 말이 있다. 오늘, 혼돈의 와중에서 책임 있는 지도자들과 국민 된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말이다.

이전 최세창 2019-11-08 조국이 기도의 응답을 받으려면
다음 이경남 2019-11-09 추수감사절 선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