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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 하루도 잘 견디고, 끝까지 인내하게 하소서
김문상
- 2279
- 2020-01-07 09:15:09
2년 10개월 전,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쓰러져 6번의 뇌수술을 받으며 숱한 죽음의 위기를 겪었던 사랑하는 아내, 그런 아내는 아직까지도 인지가없고 뇌질환을 않고 있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몸을 떨고 소리를 지릅니다. "좀 전에 기저기를 갈아주고, 식사도 했는데 왜 그러시지?" 하루 5시간을 도와주시는 활동지원 여사님이 사모님이 이상하다며 저를 급히 부릅니다. 서둘러 아내에게 가보니 허벅지 안쪽이 다 설사를했는지 묽은 변으로 범벅이 된 체로 멍하니 휠체어에 앉아있는 아내, 방으로 데려와 일단 물티슈로 닦아주고, 욕실로 안고가 따뜻한 물로 씻겨줍니다. 왜 이리도 눈물이나는지... 말도 못하고 인지도 없지만 통증은 느끼는 아내가 얼마나 배가 아프고 힘들었을까..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2.
아침에 일어나보니 침대시트뿐아니라 아내 바지며 옷이 다 피로 흥건합니다. 이럴때면 정신이 아득합니다. 인지도없는데다가 시도때도없이 소리를 지르고, 이를갈고 몸부림이 심해서 모든 병원에서 입원거부를 장한 아내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두렵고 무섭기만합니다,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고, 아이들이 보기전에 아내의 옷과 이불을 정리합니다. 천천히 몸 여기저기를 살펴봅니다. 아내가 생리혈이 터진듯합니다. 유독 생리통이 심했던 아내, 혈전용해제로인해 조그만 상처에도 피가 멈추지 않기에 이런 사단이 난듯합니다. 약에 취해 정신없는 아내를안고 또 읍니다.
#3.
"아빠, 우리 집 가난한거죠?" 이제 중1인 아들이 뜬금없이 갑작스런 질문을 합니다. 천천히 아이가 지금 상황을 이해할수있도록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생각과는 달리 그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며칠전부터 계속 브랜드 운동화와 파카를 사달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알아듣도록 설명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이의 입에서 그런 얘기가 자오니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섭섭함과 짜증이 났나봅니다. 결국 큰 소리로 아이를 야단을치고 욱박지르며 혼을내고 면박을주고 말아습니다. 아이는 놀라서 찔끔찔끔 눈물을 흘리며 쭈볏쭈볏거리더니 나가버립니다. 하... 이렇게 하려고한게 아닌데.. 무슨 일인지도 모른 체 멍하니 쳐다보는 아내를 안고 또 읍니다.
#4.
밤 10시 아내가 소리를 지릅니다. 낮에는 사람들이 집에 없으니 어느정도 괜찮지만 밤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소리지르는 아내의 입을 손으로 틀어 막습니다. 이불로 입을 틀어 막습니다. 최대한 소리가 안 새어나가도록 하기위해... 그럴수록 아내는 더 미친듯이 몸부림을치며 악을 씁니다. 그렇게 지옥같은 몇시간을 지나고나서야 지친 아내의 소리가 작아집니다. 입을 틀어막힌 이내가 혹 숨을 못쉴까봐 염려되 수십번을 확인하고 또 틀어막기를 반복합니다. 눈물이 하염멊이 흐릅니다. 이건 살아도 사는게 아닌데... 사는게 아닌데... 밤새 그렇게 울었습니다.
#5
아내의 두 손을 억제대로 묶어서 휠체어 손잡이에 고정시킵니다. 인지없는 아내는 자꾸 몸이 휠체어 아래로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고정벨트로 허리와 가슴, 두 다리 사이를 묶습니다. 갑갑해 몸부리믈 치지만 약을 먹이든, 식사를하든 관계없이 손을 심하게 휘젓고 몸이 미끄러져 내려가기 때문에 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소화능력이 떨어져서 정상적인 밥을 소화시길수없어서, 묽은 죽을 천천히 먹여야하는데 자꾸 손으로 휘저어서 약도 죽도 먹이질 못합니다. 갑자기 화가 납니다. "여보 이거 안 먹으면 당신 죽어 죽는다구... 제발 좀 가만히 좀 먹자" 아무리 소리쳐봐야 소용없는 아내... 묽은 죽 한밉을 입에 물고는, 입 밖으로 줄줄 흘리는 아내를 안고 또 그렇게 웁니다.
#6.
늘 침으로 젖어있는 아내의 안전장갑, 인지없는 아내가 안전장갑을 입으로 물어뜯기에 새로사도 얼마지나지 않아서 다 찢어지고맙니다. 그리고 아내의 손이며 옷은 늘 침으로 범벅이됩니다. 그런 아내의 손을 씻어주기위해 벗긴 안전장갑 속 아내의 손은 앙상하게 말라있습니다. 마치 물기가 다 말라버린 앙상한 가지처럼... 문득 아내의 엄지손톱이 안전장갑 그물망에 걸린 체, 너덜거리는것을 봅니다. 엄지손톱이 절반 쯤 부러진 체로 손톱에서 떨어지려 합니다. 만지려하자 아내는 고통스러운지 소리를칩니다. 손톱 밑 살이 벌겋게 피묻은체로 드러납니다. 하... 일반병원도 갈수없는 아내기에, 통증세 몸부님치는 이래를욲고 너덜거리는 피묻은 손톱을 지혈을하고 응급조치를 합니다. 그저 아내에게 미안하고 좀더 세심하게 살피지못한 제 자신이 밉고 화가납니다. 그냥 다 싫고 화가납니다.
#7.
아내를 데리고 정기검진을 받기위해 대학병원 외래를 가는 날. 인지가 없어 자꾸 처지는 아내를 훨체어에 앉히고 고정시켜서 병원을 가고 오는것, 그 자체가 전쟁입니다. 그렇게 도착한 병원, 지나가는 아내를보고 어느 연세드신 할머니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가슴을 찢어놓습니다. "젊은 년이 어쩌다 저런 드런 병에 걸렸데.." 휠체어에 앉은 체, 안전장갑을 물어뜯고, 짐을 흘리고 악을쓰는 아내의 모습이 그 분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나봅니다. "드런 병에 걸린 젊은 년..." 계속해서 귓전을 맴돌며, 마음을 갈기갈기 찟어놓는듯한 아픔을 간신히 추스리고 그래도 아내를 데리고 뇌CT ,뇌X-Ray를 찍고 의사를 만나러 갑니다. "뇌혈관조영술 한번 하셔샤겠는데요" 일반인들은 국소마취하고 반나절이면 끝나는 시술입니다. 하지만 인지없어서 움직임이 심한 아내에게는, 몇일을 입원하고 전신마취를 수차례에 걸쳐서 한 후에 해야하는 수술이 됩니다. 그저 아무일 없기를... 그저 더 아프지 않기만을. 그저 더 아내가 고통스럽지않기만을 기도하고 또 기도할뿐입니다. 더이상 드런 병에 걸린 년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지 않기만을 그저 간절히 간절히...
#8.
아내와 아침예배를 드립니다. 사도신경을 외우고 교독문을 읽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묵상하고 자꾸만 뿌리치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합니다. 또 그렇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동행하실 주님을 나즈막히 불러봅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 지옥같은 상황속에서도 하루 하루를 견디게 만드는 힘과 능력, 그것은 오직 주님의 하염없으신 사랑하심과 깊으신 은혜때문임을 이 못나고 부족한 종은 오늘도 주님앞에 고백합니다.
"주님 오늘 하루도 잘 견디고 끝까지 인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불현듯 요동치는 마음과 악한 생각들을 잘 다스릴수있도록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옵소서. 어디가 끝인지 알수없는 이 막막한 두려움과 공포속에 서 있을지라도, 용기있는 믿음을 잃지않게 하시고, 파도와 바람마저도 잠잠케하셨던 주님의 그 음성을 기억하게하소서. 사랑의 주님, 절망맢에서 홀로 떨기보다는, 이 시간에도 마음을모아 기도하고있을 중보기도자들을 기석하며 주님 앞에 더 무릎꿇게하소서. 가슴을 옥죄이는 답답함과 고통스런 현실속에 있을지라도 눈물을 훔치고, 내 사랑하는 아이들과 이내를 끝까지 지키는 아버지와 남편으로, 그리고 하나님의 몸되신 교회를 지켜내는 목사로 굳게 서게 하소서. 주님, 이 부족한 종과 아내를위해 그리고 아이들을위해 늘 기도로 함께하는 모든 중보의 손길들을 축복해주시옵소서. 우리의 죄와 허물을 사하시기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까지 사랑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