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소년(少年)

함창석
  • 1305
  • 2020-01-04 20:14:12
열네 살 소년

개 건너 내치기
물레방아 터 샘물가
시집 못간 누나 물동이에는
산 너머 가는 붉은 해
빛을 뿌려 반짝이고

여울 살 아래 물위로
피라미 떼는 하늘 뛰어올라
은빛으로 장관인데

물길 따라 내리며
한창 때 우리 아버지
낚시 대줄 멀리 휘두르시니
지는 해와 어울리는 구나

여름 날 큰물이 나가고
여기저기 쌓아 놓인
긴 모래톱에 비스듬히 누워
서녘하늘 황혼으로
주홍빛 노을에 취하며

엄마는 기다리시지만
보드랍고 아직 따스한 모래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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