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할 수는 없을까?

차철회
  • 2361
  • 2020-01-31 14:27:27
이렇게 할 수는 없을까?

우한에 사는 동포들은 적어도 같은 한민족이며 몇 단계 건너가 보면 다 내 친척이고 내 지인의 지인일 것이다. 남의 나라 그것도 철저하게 봉쇄되고 전염병이 창궐하고 수없이 죽어가는 도시 우한에서 그동안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외로웠을까? 그런데 조국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전세기를 보내 구출해 준다고 했을 때, 조국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은 얼마나 컸으며 안심이 되었을까? 분명 조국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것에 감동의 눈물을 펑펑 쏟았으리라.

그런데 우한에서 구출해온 동포들의 건강검진과 관찰을 위해 2주간 격리 수용하게 되는 시설이 있는 동네 주민들이 복지부 차관에게 온갖 폭언에 물병까지 던졌다고 한다. 주변 1Km에 밖에 초등학교와 많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온갖 차량과 시설물로 도로를 차단하고 있다. 환자가 아니라 환자일지 모르는 관찰대상자들인데도 말이다. 이에 비하여 미국과 일본의 우한 동포 귀국 장면은 어떠한가?

“우리에게는 우리를 버리지 않는 조국 대한민국이 있다. 이제 우리는 살았다”라는 기쁨으로 돌아온 우한지역의 동포들을 위해 건강검진을 하고 관찰할 시설 입구에 “우한지역 동포 여러분, 환영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무서우셨습니까? 안심하십시오. 이제 여러분의 조국에서 잘 치료받고 부디 건강하게 되셔서 속히 가족에게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한민족이고 한 형제자매입니다. 우리가 돕겠습니다” 이렇게 현수막을 거는 것은 안 될까? 더 나아가 따뜻한 커피를 끓여 대접할 수는 없을까?

그러면 현재 발병한 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병원이나 병원 주변 주민은 어떤 시위를 해야 할까? 그들을 살리기 위해 두려움을 누르며 치료에 힘쓰는 수천 명의 의료진은 벌써 감염되어 죽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나?

언론은 왜 이런 쪽으로 보도를 안 하고 고소하다는 듯 시위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은근히 부추기는 논조일까? 그럼 다른 동네로 가면 그 동네는 환영할까? 우리 동네만 아니면 되나? 그러면 우한동포를 무인도로 보내야 하나? 분명히 보건당국과 생명을 건 의료진들이 철저하게 격리하고 치료할 것이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격리 수용된 곳에서 마을로 전염될 확률은 0%라는데 말이다. 나도 가장 무서운 결핵요양원에서 5년간 사역을 해 보았기에 전염병의 무서움을 어느정도는 안다.

우한지역 동포도 모두 우리 형제이고 죽음의 공포와 외로움에 떨다가 겨우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는데 이래도 되나? 만약에 내가 우한지역 동포라면 다시 대한민국을 떠나 중국으로 되돌아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심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 "나도 미국에 있는 동포라서 쉽게 말하는 것일까? 그런가? 격리시설 그 동리에 살고 있지 않아서 이런 소리 하나?" 한참을 생각하고 또 했지만, "아니다. 나는 분명히 그 수용소 옆에 살았다 해도 환영과 위로의 현수막을 붙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반드시 그렇게 하셨을 터이니 말이다. 지금 그 동네 교회들은 어떨까? 그 동네 교회에 이런 환영과 위로의 현수막을 붙이겠다는 담임목사가 있다면 그 목사는 온전히 그 교회 담임목사로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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