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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회원 추도예식 설교 전문.
오재영
- 2162
- 2020-02-21 19:41:46
저는 두 분 장로님을 40대 중반에 만났습니다.
오 장로님은 병원원장님으로 뵐 때 마다 언제나 조용하신 의사선생님이셨고, 최 장로님은 군 출신답게 본인 주장이 분명하신 분으로 기억이 됩니다. 저는 오 장로님께 치료받은 적도 있고, 최 장로님과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언젠가 구파발에 있던 큰 목욕탕에서 이미 목욕을 마치신 장로님과 지금 이 자리에 계신 권사님 부부께서 만나 뵀을때 함께 동행 한 우리일행의 목욕요금을 먼저 지불하시고 가신적도 있습니다.
이제 두 분 장로님께서는 우리보다 먼저 주님나라에 가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준비하면서 문득 아, 지금 이 길은 나도 가고 우리 모두가 가야할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리스천에게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 크리스천에게 죽음이란, 내 작은 틀의 문을 열고 하나님의 큰 틀, 하나님의 영원하신생명 속으로 입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召命者에게는 그 어떠한 환경과 형태의 죽음을가리켜 비극이니, 실패니, 절망이니 단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죽음자체가 유한한 나의 장막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큰 틀 속으로 진입하는 영광과 승리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단, 한 가지 하나님의 큰 틀로 입성할 때는 그동안 내가 머물렀던 이 땅에 그 흔적들을 내 인격과 함께 그대로 남겨놓고 갑니다.
100주년 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님의 책을 읽다가 공감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교인 중에 암으로 투병하던 한 작가의 부인으로부터 지금 자기남편과 서울근교의 모 기도원에서 며칠째 기거 중인데 급히 좀 와달라는 열락을 받았습니다. 그가 기도원을 찾아가니 기도원바닥에 누워 있는 그 작가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고 있었고, 곧 임종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힘없이 자기목사님의 손을 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하소연을 합니다. “목사님! 왜 하나님께서는 나를 버리시는 겁니까? 나는 살려달라고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나의 기도를 외면하시고 이렇게 버리시는 것입니까”
병원에서 절망적인 선고를 받은 신앙인들 중에는 마지막기적을 바라고 기도원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기도원을 찾아 밤을 지새우며 기도해도 응답이 없을 경우에, 주변과 환자본인이 갖게 되는 내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당신의 기도가 부족하다거나 내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적의 희망을 안고 기도원을 찾았던 불치의 환자들이 이번에는 실패자라는 절망까지 안고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스스로 나는 하나님께로부터 외면당한 실패자다... 그 작가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 목전에 임박한 죽음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더 이상 연명의 기회를 얻지 못한 자신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실패자라 스스로 자학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그의 손을 꼭 잡고, 초점 잃은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말합니다.
“집사님! 집사님이 왜 실패자 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집사님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집사님이 왜 예수님을 믿으셨습니까?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하나님나라를 얻기 위함이 아니었습니까? 지금 하나님께서 집사님을 부르시고 계십니다. 집사님께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위해서 말입니다. 아무 염려마시고 아버지께로 가십시오. 아버지께서 집사님을 영원한 품으로 꼭 품어주실 것입니다. 이제 영원한 생명을 얻은 집사님은 실패자가 아니라 위대한 성공의 주인공이십니다.”
그 다음 순간, 놀랍게도 그의 말을 듣는 그의 눈이 점차초점을 되찾습니다. 그리곤 목사님의 손을 꼭 잡고 그 손에 힘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그의 귀를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그 눈물은 더 이상 절망의 눈물이 아닌 자신의 구원을 확신한 감격의 눈물이었습니다. 목사인 그가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바로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그의 얼굴을 휘감고 있던 절망의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그의 얼굴에 점차 나타나는 그 평안의 빛을! 보았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1시간 후, 그는 지극히 평안함 속에서 하나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이 있는 히브리서 11장은 우리 믿음의 선진들이 그 영원한 소망을 몸으로 살아온 흔적들이 생생하게 기록된 고백입니다. 이 말씀에는 이기는 승리도 있지만, 반대로 진리를 따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핍박과 고난을 견디어 승리한 기록입니다. 그들은 이 고난의 과정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드렸습니다. 33절부터 40절의 말씀은 읽기만하여도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말씀입니다.
주님께 부름 받아 따르는 사명자마다 필연적으로 예상치 못한 시련과 고난, 핍박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명자는 그때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의 고난보다는 그 고난 너머에 있는 이미 자신의 마음에 간직한 결코 변할 수 없는 약속의 본향, 곧 하늘의 영원한 본향을 기억합니다.
저는 오늘 본문의 말씀이 좋습니다.
“13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14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15그들이 나온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16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아멘-
세계적인기독교 월간지 ⟪가이드포스트⟫(Guid posts)에 실린 유엔의제2대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Dag Hammarskjold)’에 관한내용입니다.
1961년 9월 17일 아프리카 대륙의 중심부에서 한 대의 비행기가 추락했습니다. 그 비행기가 불길에 휩싸이는 순간, 세계는 그 당시에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명인 다그 함마르셸드를 잃었습니다. 그 는 당시 유엔 사무총장으로 콩고 내전을 중재하기 위해 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겁니다. 사망 당시 그의 나이는 56세였습니다.
그가 죽고 난 며칠 뒤 그의 아파트에서는 생전에 그가 늘 쓰던 일기장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안에는 그동안 자신이 이룬 위대한 업적이나, 자기가 만난 대통령이나 국왕, 수상들에 대한 언급은 없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가 유엔사무총장으로 재선된 후 기록한 내용에는, “하나님께 ‘예’라고 대답한다. 운명에 ‘예’라고 대답한다. 나 자신에게 ‘예’라고 대답한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 주 전, 그는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끝날 까지 계속 갈 용기가 있느냐고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 대답은 다시 생각할 것도 없이 ‘예’이다. 그가 유엔사무총장으로 1953년부터 1961년까지 8년을 재임할 그 당시엔 까다롭고 혼란스러운 국제 문제가 산재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신생 국가들이 독립하면서 많은 정치적 혼란으로 전쟁이 일어났고, 미‧소 냉전 체제는 악화일로로 치달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주변강대국들의 위협과 압력에도 결코 뒤로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갖은 비난과 거짓된 위협이 자신의주위에 늘 도사리고 있었지만, 그는 용기 있게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추진하면서 나아갔습니다. 언제나 철저하게 중립성과 형평성을 견지하면서 과감한 결단으로 전쟁의 불씨를 막았고, 자기생명의 위협을 마다하지 않고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분쟁의 실마리를 풀어내기 위해 힘썼습니다. 그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유엔은 논쟁을 일삼든 토론장에서 평화를 위한 창조적 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변모했습니다.
그의 자서전을 쓴 저명한 신학자 헨리 반 두센(Henry Van Dusen)은 “역사상 그처럼 나라들 사이를 중재하고 화해를 맺게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일평생 인류의 평화를 위해 “예”하고 달려가 자신을 헌신한 사람이다. 그는 죽음이 자신을 기다린다 해도 “아니다”라고 발뺌하지 않았다“ 했습니다. 이처럼 위험을 감수하며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가는 동안에도 그는 아침마다 성경말씀을 읽었습니다.
그가 읽던 성경책 앞 여백에 쓰인 내용입니다. “네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너 혼자는 울어도 모든 사람들은 웃고, 네가 죽을 때 너 혼자는 웃지만 모든 사람이 우는 그런 사람이 되라.” 글대로 그의 죽음 앞에서 그를 아는 세계의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평화를 가져온 그의 업적을 기려 그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그 함마르셸드는 사후에 노벨 평화상을 받은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동역자와 성도여러분! 이 추도예식에 참여한 가족과 지방회원들인 우리도 오늘주님 앞에서 다시한번 마음으로 다짐합시다. 나도 언젠가 이 믿음의 길을 마치게 될 때 그동안 살아온 내 삶의 자취를 정리하든 이들이 이 땅에 남겨진 나의흔적을 보고 이분은 진정한 크리스천이었다, 인정받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 사랑으로 축복합니다. - 아 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