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빨 타령하는 가련한 이들에게

장병선
  • 2384
  • 2020-03-05 00:31:46
(새물결 플러스 김요한 목사글을 페이스북에서 퍼옴)

예전에 이런 일들이 있었지요.
아이들한테 학교에서 점심을 무상으로 주자고 하니, 빨갱이짓이라고 난리를 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주자고 하니 또 비슷한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있지요.
더 크게는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자거나, 혹은 기본 소득제를 도입해서 국민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하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빨갱이 타령을 합니다.

근데 이런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가 마스크를 무상으로 안 나눠준다고 화를 냅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이율배반적인 느낌을 받는 것은 저만 그럴까요?
자신들이 불편하고 아쉬울 때는 국가가 책임지고 무상 정책을 펼치라 요구하고, 자신들에게 손해가 되거나 불리할 때는 공공 복지를 확대하는 것을 빨갱이 논리를 덧씌워 마녀 사냥을 하니 말입니다.

정부도 이번 사태에서 마스크 공급 관리에 실패했음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대 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정부가 국민들의 실생활에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은 잘 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5천만 국민이 매일 새로운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했을 때 하루 5천만 개의 마스크가 필요한데 현재 국내 일일 생산 능력으로는 그 부분을 다 충족시킬 수 없으니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거기에 이 판국에 사리사욕을 앞세워 사재기를 통해 폭리를 취하려 했던 부패한 업자들도 있었으니 더더욱 마스크가 제 때 공급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정부는 이런 부분까지도 미리 계산을 하고 좀 더 치밀하게 대처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사과를 한 것은 잘 한 것입니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정부가 좀 더 과감하고 주도면밀하게 마스크를 공급해서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아무튼 평소에 툭하면 빨갱이 타령 잘 하는 분들도 이번 기회에 '국가의 역할 및 존재 이유'에 대해서 깊이 성찰해보시길 바랍니다.
고작(?) 마스크 하나도 국가가 책임을 지고 무상으로 혹은 저렴하게 공급을 해주면 그만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이 향상되듯이,
만약 국가가 교육, 의료, 주택, 기본 소득 등등 여러 분야에 걸쳐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생존권을 책임지고 지원하는 사회를 만들면 그만큼 우리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이 크게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철지난 종북 타령, 빨갱이 타령, 이념 타령은 중지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어떻게 우리 국민 모두가 사람답게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를 철학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더 깊이 연구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교회도 고작 온라인 예배 생중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만 고민하지 마시고,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샬롬의 가치와 비전들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실천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 이를 위해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와 같은 좀 더 고차원적이고 본질적인 고민과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런 근사한 모습을 살아 생전에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게 요즘 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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