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대란, 해결책 없는가?...

오재영
  • 2481
  • 2020-03-10 20:15:57
할 말이 없다...

전쟁과 전염병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이 믿고 따르며 기댈 곳은 정부뿐이다.
그것은 질병에 대한 감염 자체는 병리(病理) 현상이지만, 그 확산을 차단하고 사회 혼란을 방지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이끌 정부의 역량에 달렸다. 지금 같은 ‘마스크 대란’이 빚어진 원인도 사실은‘오락가락’한 정부 탓이 크다.

마스크 대란 앞에 허둥대다 해결책이라며 내놓은 5부제 시행으로 내일부터는 각자 생년월일에 따라 신분증을 갖고 약국에 가면 구할 수 있다하지 않았는가? 대통령께서 더 확대(해당자의 대리인까지)하라는 지시와 함께... 그 소식을 듣고 문을 열기도전, 일찍부터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들이 이 나라 국민 된 우리의 자존감을 더욱 비참하게 한다. 오후에 약국의 국장에게 전화로 물으니 오전 10시에 30분 만에 오늘 물량(200장)은 다 팔렸다고 한다. 대부분은 그대로 돌아가고...

그동안 국가 최고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이의 허언(虛言)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건 아니다.
조국의 앞날을 염려하지 않는 성직자 그 누가 있겠는가마는 최근의 이 정부의 시행하는 일들을 보면 정말 염려가 된다. 지금 아마추어의 국가경영으로 온 국민을 상대로 실험을 하는가? 도대체가 이들은 자신들이 모르면서도 묻지도 않는다. 나는 지금도 의문이 마스크가 일부분의 예방은 될지언정 만능 치료제는 아니다. 그러나 어쩔수없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타인들이 흘깃거리며 눈치를 주기에 외출에는 착용할 수밖에 없다.

오락가락 마스크대책...

이제는 거론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지만, 지나온 과정을 보면 이게 국가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의 능력인가?
이제 흐트러지고 신뢰를 잃은 국가의 공신력은 어떻게 세우나...

1월 29일 식약처 KF94, KF99등 보건용 마스크 사용해야,
2월 4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천이나 면으로 된 마스크는 제약이 있다.
수술 보건용이 안전”
2월 6일 정은경 질병관리 본부장 “일반인의 경우에는 KF80도 사용 효과가 있다.
2월 26일 이의경 식약처장 ”새로교체할 마스크 없으면 재 사용할수 있다고 생각“
3월 2일,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 ”마스크 한 개로 3일씩 쓰는데 지장 없다“
3월 6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건강한분은 마스크 사용 자제해야“
3월 8일 정세균 국무총리 ”저부터 면 마스크 사용하겠다. 시민의식 발휘해 달라“ 도대체가 하나같이 뒤로 갈수록 신뢰가 떨어진다.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내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왜 이리 빤한 길을 거부하고 어렵게 가는가? 온 국민들을 피곤케 하면서...이러한 眼目이라면 당장 이 마스크 대란이 쉽게 진정될 것 같지도 않다. 지금 우리가 시행하는 배급제의 시작은 대만에서 시작되어 그들의 홀짝제가 5부제로 변형됐을 뿐. 우리의 사나운 민심과는 달리 지금대만은 ‘대만의 국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비슷한 제도인데 무엇이 우리와 다른가?기록에 보면 대만도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 24일 마스크 해외 수출을 금지했고 1인당 구매 수량을 일주일에 성인 3장씩, 아동 5장씩으로 제한했다. 문제는 정작 정부가 나서자 오히려 마스크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결국 시행 열흘 만에 건강보험증 끝자리에 따라 홀수일, 짝수 일을 나눠 일주일에 성인 2장씩, 아동 4장씩만 구매를 허용하는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서 섣부른 정부의 시장개입이 실패로 끝나는 결과를 맛본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반전이 일어났다. 하루 390만 개였던 대만의 마스크 생산량이 820만 개로 생산량이 늘어났다.
이제는 다음 달이면 1300만 개로 늘어나는데 이는 대만 인구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이제 일주일의 구매량을 1인당 5장으로 늘릴 것이라고 한다. 이는 마스크 증산을 유도한 정부의 인센티브 덕분이다. 정부는 2억 대만달러(약 80억 원)를 들여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설비 60대를 기증했다. 민간 설비업체 30곳, 정부 연구소 3곳이 협업해 한 달 만에 60대를 만들었다. 앞으로 예산 9000만 대만달러(약 36억 원)를 더 투입해 30대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 한다. 동시에 군인을 마스크 제조업체에 파견해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책...

지금 우리정부는 정부의 인센티브나 마스크 제조 인력이 아니라 생산 공장마다 감시 인력(식약처2명, 국세청1명, 경찰1명)을 보내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계설비는 마스크 대란이 끝나면 빚더미가 될지도 모를 자비로 사야하고, 그마저도 지금구하기가 어렵다. 마스크 구매 단가를 올린다고 했으나 세계적인 마스크 대란 속에 원재료 값과 인건비가 올랐는데, 대만 정부는 마스크 생산량을 전량을 사들여 구입가보다 판매가를 낮춰 팔았다. 개인은 장당 200원이면 살 수 있다. 반면 우리는 장당 1500원에 사야 한다. 우리정부는 900∼1000원에 구입한다. 다시 도매업체→소매약국을 거치므로 폭리라고는 볼 수 없으나 뒤늦은 시행으로 이미 단가가 오를 대로 올랐다.

대만 정부는 전시 상황에 준해 긴박하게 움직이며 정책의 디테일을 솜씨 있게 다뤘다. 여기에 민간이 호응했다. 우리 정부는 ‘감염병과의 전쟁’을 선언하고도 전시 대응을 하지 않았다. 마스크 생산량 증대가 관건인데 후방 기지라던 마스크 제조업체에 지원군도, 보급품도 보내지 않음은 물론 완성품을 특정업체에 몰아줌으로 또다시 말썽이다. 물자 배분도 이윤 없이 팔 수 있는 직원이 넘쳐나는 주민센터는 제외하고 민간 기관인 약국에 맡김으로 약사들마다 불편해하고 있다. 그들이 아침부터 북새통으로 10만원의 이익을 원하겠는가? 지난 번 11조7천억의 추경재원중 마스크재원은 70억원이라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기자의 결론...

기자는, 마스크 5부제를 결정한 5일 국무회의.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고 보건용 마스크를 낀 채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보며 궁금해졌다고 했다. “저들 중에 단 한 명이라도 직접 마스크를 자기 돈을 내고 사 본 적이 있을까. 그 대답에서 양국 마스크 정책의 디테일 차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국가 안위와 국리민복을 책임진 지도자들이 더욱 섬김의 낮은 자세로 자신의 부족함을 보완하기에 힘써야 한다.

이른 아침 몇 시간동안 기다리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또 속았다며 내뱉은 말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면 뭐합니까? 덜덜 떨면서 몇 시간 줄 서도 약국에 마스크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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