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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거리(人間距離)

시인/ 함창석 장로

사람은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로서 어떤 지역이나 시기에 태어나 살거나 살았던 자이며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를 말한다.

거리는 두 곳 사이의 떨어진 정도이다. 즉 주어진 공간 내에서 기준이 될 출발점부터 도착하려는 목적지까지의 간격을 일컫는다. 옛사람들이 거리의 멀고 가까움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일정한 거리를 옮겨 가는 데 소용되던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어떤 거리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의 길고 짧음으로써 판단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표준이 될 기준 길이를 정하여 그 기준의 몇 배가 된다는 배수치로써 판단하는 방법이었다.

人 :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길게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間 : 금문에 閒자는 어두운 밤 문틈으로 달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두운 밤에야 달빛을 통해 문틈이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틈새’라는 뜻을 더 잘 표현한 것이다.

距 : 距자는 본래 닭의 뒷발 톱(며느리발톱)을 뜻하였다. 닭의 앞발톱과 뒷발 톱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뜻하기 위하여 큰 자를 그린 巨자를 응용하여 만들어진 글자였다.

離 : 소전에는 그물이 짐승을 잡는 덫을 그린 离자로 바뀌었고 그물 위로 날아가던 새는 隹자가 되어 지금의 離자가 되었다. 離자는 ‘새(隹)가 흩어지다(离)’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미국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 1914~2009)의 대표적인 연구는 미국의 중류층을 대상으로 한 개인 간의 거리 의식 조사다. 사람들이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낄까? 그는 4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첫째, 친근 거리는 아주 친한 사람과의 거리로 15~46센티미터 정도다. 둘째, 개인 거리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거리로 46~120센티미터 정도다. 셋째, 사회적 거리는 공식적인 회의석상의 거리로 1.2~3.7미터 정도다. 넷째, 공공적 거리는 강의나 연설을 들을 때의 거리로 4미터 이상이다.

사회적 거리[社會的距離]는 심리학적 사회학이나 관계 사회학의 기본 개념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상호 간에 존재하는 친근하거나 소원한 감정적인 거리를 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 사이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만났을 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에서 사람들이 접촉하는 모든 기회, 즉 기업, 학교, 종교단체 등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접촉할 수 있는 물리적 기회를 줄여 원천적으로 접촉 자체를 줄이는 예방법을 의미한다. 재택근무, 휴교, 온라인 종교예식 등이 권장된다.

사회학적인 의미는 사회 안의 집단 구성원이나 집단 간에 존재하는 규범적·정서적·문화적 거리를 의미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는 집단 구성원 사이의 물리적 거리로 그 의미가 한정된다. 기업에서는 되도록 재택 근무제를 도입하여 출퇴근 및 사무실에서의 직접 접촉 기회를 줄이고, 학교는 휴교하여 학교 안에서의 감염을 예방하며, 종교단체에서는 온라인으로 종교예식을 진행하고 지역 모임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사람 간 물리적 접촉의 기회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도시집중화가 되어 있는 현대사회에 사람사이는 멀게만 느껴진다. 가정도 이혼율이 높아지며 부부간에 거리가 멀어져 가는 것은 아닌지. 같은 아파트에서 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생활하여도 몸은 근접해 있으나 거리가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하여 더 그렇다. 정당 간에도, 종교단체 안에서도, 세대 간에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어 인간거리감이 커져만 가고 있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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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서드】인간거리(人間距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