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나와라! 본부! 여기는 교회, 본부 나와라! 본부!-1

신상균
  • 2258
  • 2020-03-24 04:38:38
적의 집중 포화에 무너진 지하벙커안, 어둠속 희미한 불빛아래 무전기를 잡고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쟁영화
오늘은 웬지 그 영화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매일 뉴스를 통하여 울려퍼지는 함포의 공격소리,
종교 집회 자제 요청
감염병 대량 확산 구심점 우려...개최 않거나 참석 말아야
만약 예배 강행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면 확진자 진단, 치료, 방역등 모든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
종교집회에 대한 박00 서울시장과 이00 경기지사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

그 소리에 놀란 교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를 찾습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어떻게 하라는 말이 없습니다. 벌써 오래된 3월 13자 감독회의 긴급공동서신 전문을 붙잡고 그냥 이 상황속에서 몸무림 치고 있습니다.

1. 모든 예배를 소중히 여깁시다. 2. 수고하며 애쓰는 분들을 격려하며 위로합시다. 3. 연회의 일정은 신중하게 세우되 최소화합시다. 4.이단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아니 이 말은 우리가 늘 알고 있던 말아니던가, 지금은 긴급상황인데,
빛바랜 전문 하나 들고 어떻게 해야 하나 매주일 힘들어하는 교회의 소리는 매일 울려대는 함포소리에 묻혀갑니다. 세상은 점점 더 강하게 교회를 향하여 포격을 하는데 우리 본부는 점점 조용해집니다. 본부가 벌써 함락된 것일까요? 아니면 작전계획을 짜고 있는 것일까요?

어디다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오는 감게
그곳엔 아픔과 갈등과 고민의 현장속에서 울려퍼지는 처절한 전우의 비명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간간이 도착되는 기독교타임즈를 열심히 들여다봐도 본부의 지시사항은 어느곳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자랑스런 감리교목사로 감리교 교리와 장정을 가르치며, 꼬박꼬박 본부를 위하여 세금을 냈는데, 본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습니다.

얼마전 어떤 평신도는 소독제를 기부하여 삼남연회에 보낸다고 했다고 했는데, 목회자들은 소독제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방역은 어떻게 하는지를 스스로 터득해 가고 있습니다. 어느 연회는 지방 예배서를 배부하고, 비전교회 돕기 위해 운영자금도 지원하고 있는데 본부는 아무리 목을 빼고 쳐다봐도 아무런 신호가 오지 않습니다.

우리 이대로 끝까지 버텨야 하나 봅니다. 비밀 첩보원처럼 우리 스스로 해결하고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 하나 봅니다.

앞으로 가장 힘든 일주일이 오겠지요, 집중 포화에 이리저리 뛰는 교회들이 많이 있겠지요. 놀란 가슴에 귀를 쫑긋 세우고 서로 무전을 주고 받으며 어떻게 해야 하나 살길을 찾는 교회들도 있겠지요.
이럴 때 본부에서 연락이라도 해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곧 도착하겠다. 일주일만 참아라.

본부에 무전을 치면 제일 먼저 이런 소리가 들려옵니다. "신뢰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
그 말이 헛된 말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든 교회가 힘들어 하는 이 때 알아서 하라는 본부가 아니라 헬기를 보내어 교회를 지원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본부가 되길 원합니다.

내일은 본부를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이 먼 천등산 박달재에도 본부의 구원의 신호탄이 울려지길 기도하면서 감리교 본부를 응원하겠습니다.
부디 모든 일이 다 지나기 전에 본부의 능력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천등산 박달재에서 116년된 교회를 섬기는 신상균목사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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