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감독회장 대행님.

최호순
  • 2698
  • 2020-03-27 19:29:47
존경하는 감독회장 대행님.

느닷없이 땅 끝 부산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목회자가 이런 글을 올리게 됨을 용서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삼남연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협성출신 목사입니다. 평소 대단하신 목사님을 멀리서만 뵈오며 존경해 왔지만 최근의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복잡함 가운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글은 동문 중의 한 사람이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으로 올리는 충언으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이 곳 부산의 목회자들 사이에 사실인지 아닌지 의심이 들 만한 이야기들이 수군수군 전해지는 것을 몇 차례 경험한 바 있습니다. 소문의 핵심은 금년 9월 감독회장 선거와 연회별 감독선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때가 때이니 만큼 당연히 이제 이런 주제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돌아다닐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묵과 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이야기들인지라 사뭇 걱정이 되어 몇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제일 많은 이야기의 정점은 물론 현재 감독회장 대행을 하고 계신 당사자에 관한 것들입니다.

금번 감독회장 선거에 협성을 대표하여 출마하시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계시며 이미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문들입니다. 아울러 따라 나오는 이야기는 감독회장 출마 자격에 관한 논란이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출과 관련하여 출마자격의 연급은 정회원25년 급입니다. 저도 잘 알지 못하는 사항이라 나름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소문의 진위를 알아보려고 애를 써보았습니다. 제가 찾아 본 자료에 의하면 기독교 타임즈 2008년 8월 27일 자에 보도된 내용에 2008년도 감독자격과 관련하여 중앙연회의 모 목사께서 비슷한 이유로 사회법 까지 가서 불가 판결을 받으신 것으로 발표가 나오고 이 것이 법적 최종 판결인줄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대행께서는 출마 자격 조차도 갖추지 못한 상황으로 판단이 되더군요. 저 개인적으로는 25년을 마치지도 못하시는 분이 어떻게 감독회장 출마를 꿈꾸고 계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주변의 이야기들이 참으로 협성 동문들을 곤혹스럽게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출마 못하는 분이 어떻게 출마하시려하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돈으로 한다’는 이야기들입니다. 물론 여러 사람들 중의 말하기 좋아하는 몇몇이 하는 이야기이겠지만 설마 이 소문대로 ‘이분은 무엇이든 돈으로 한다.’이런 계획을 세워 놓고 계신 것은 아니시리라 믿습니다. 벌써 들려오는 소문에는 전국의 평신도 조직을 꾸려 선거운동에 불을 지피려 하지만 많은 평신도들의 호응은커녕 조롱만 가득하다는 이야기들이 들리더군요. 요즘 프로 정치꾼들의 이야기에 누가 귀 기울이겠습니까? 예의상 만나주기는 하겠지만 옛날 생각만으로는 절대 안 되는 것이 현실이지요.

대행 목사님. 지난 십년여의 세월 동안 감리회는 고소와 고발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었습니다. 울며 씨를 뿌려야 할 시기에 오히려 내부 싸움으로 밭은 황폐하여 졌고, 쭉정이들만 밭에 가득하므로 20여만 명의 감리회 성도들이 감리회를 떠난 아픈 상처가 아직도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왜 이런 상황을 계속 만들려고 하십니까? 분명 고소가 고소를 부르는 법적인 상황으로 인하여 감리회의 엄청난 무질서와 아픔이 지속 될 것을 아실 터 인데 이런 무리수를 감행하는 것은 혹시 계산된 선거 전략이신 것인지요? 그렇다면 너무나 무섭고 치가 떨리는 계획이 아닐 수 없군요. 더 이상 감리회의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이 아파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는 따듯한 봄날을 정녕 기대할 수는 없는 걸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마음이 크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직까지 동문이셨던 전임 감독회장이 저질러놓은 수도 없는 일들, 말이나 글로 옮기기에도 부담스러운 일들이 결말지어지지 않았는데 벌써 협성감독회장 운운하는 행태를 보며 부끄럽고 기가 막혀서 먹먹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협성동문들에게 돌 맞을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만큼은 모든 협성 동문들이 최선을 다하여 뽑아 놓은 전임 감독회장의 실수와 좋지 않은 많은 소문들 때문에 교단이 무질서 해지고 아파한 것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성 동문들은 먼저 감리회 앞에 이런 부적절한 인물을 선출하는데 앞장섰던 것을 반성하며 조용히 자신들을 돌아보아야 할 때이지 직대를 기회 삼고 동문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려는 얄팍한 계획을 세울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은 도끼로 자기발등을 찍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당사자이든 주변분들 이든지 협성 동문이용하지 마십시오. 이용 당 할 이들도 몇 남아있지 않지만 동문들을 대상으로 몰이를 하려는 얕은 수를 쓰지 마시라는 이야기입니다. 속칭 ‘쪽팔려서’ 못살겠습니다.

사실 목사님은 전임회장과는 달리 동문을 몰이할 근거도 세월도 부족하신 것 아닙니까? 국내에서의 사역도 고작 20년도 안되시지요? 신학교 학부는 한*신학교에 적을 두셨고, 대학원만 협성에서 하신 것 아닌가요? 동문이라기에는 사실 스멀거리는 낯을 감출 수 없을 만큼 뵌 적도 없고 캠퍼스에서의 추억도 없고 눈인사 한번 나눈 적도 없지만 재주가 용하셔서 동문회장도 하시고 어느 틈엔가 기독교 대한 감리회의 최고지위에 오르신 것을 보면 대단하신 분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더군요.

그러나 목사님. 짧은 세월 목회에 전념하시고 교회 부흥을 이루셨지만 교회가 부흥한 만큼 교회 부채도 산더미 인 것을 알만한 사름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답니다. 개 교회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목사님께서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인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60세도 안 되는 목사님께서 젊은 나이로 무리하게 회장에 출마해야 하는 이유를 대강 느낄 수 있는 대목이군요.(이건 개인적인 일이라 저 개인의 느낌을...)
개 교회의 부채 문제도 책임감 있게 정리를 못하시는 경제적 능력이시라면 거대 감리회의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어떻게 감당하시렵니까? 돈 많이 드는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하시면 불쌍한 교회 성도들 등골 휘고 원성만 높아 갈 텐데 어찌 감당하려 하신다는 말입니까? 혹시나 주변에 간신배들처럼 쪼그리고 앉아 모사를 꾸며 내는 찌질하고 불쌍한 영혼들의 감언이설에 속고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아니면 명가의 가보처럼 내려오는 선거 필살 기, 당선 후 보상에 관한 것은 아니겠지요? 절대 아니리라 믿습니다.

목사님은 오랜 세월 해외에서 외롭게 선교사역을 하셨고 귀국하셔서는 개척하며 인생을 불살랐던 존경 받을 만한 족적을 남기신 분이십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감독도 지내셨고 동문회장과 기타 교계의 엄청난 단체들의 대표를 수도 없이 지내신 분이십니다. 더구나 현재는 NCCK대표회장의 직임도 가지고 계신 분이시지요. 앞으로 목회하실 연한도 12년 정도 남으신 것 같네요. 더 이루시고 큰 경험을 쌓아 나중에 더 큰 일을 도모하심이 옳을 듯싶습니다. 그저 충정으로 드리는 말씀이오니 이해하시고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지극히 평범하여 정치적인 사람도 못되고 감독 선거에는 큰 관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들을 그냥 묵과하는 것은 목사로서 혹은 동문으로서 올바른 일이 아님을 깨닫고 두서없이 글을 적었습니다. 목사님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20년 3월 27일

최호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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