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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유감, 그리고 아쉬움
이주헌
- 2031
- 2020-03-29 09:18:52
유감, 그리고 아쉬움
아내가 중고거래를 자주한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등 없는 살림에 어떻게든 채우고 비우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중고거래가 무척이나 가정이나 교회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로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무료나눔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가끔은 교회에서 안쓰는 물건들을 나누기도 하는데, 바쁘지 않은 틈에 교회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나눔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요근래 중고나눔을 할려고 할 때 근처까지 왔다가 교회인 것을 알면 그냥 안 들어오는 일들이 부쩍이나 늘었다. 코로나19 전에는 거의 그런 경험을 해본적이 없는데, 요근래 더 그런 것이다. 한 두 번은 이해하는데 여러 번 그러니까 요근래 일반 세상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더 안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교회=코로나19 이런 방정식이 사람들의 뇌리 안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첫 번째, 역시 교회 였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어쩌면 교회는 이단사이비와의 확실한 거리두기가 가능하였을지도 모른다. 많은 교회가 이번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다양한 교단과 교파, 그리고 개교회주의로 인해서 이런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 눈에는 교회나 사이비 교회나 거기서 거기일텐데, 교회의 오프라인 예배의 고수 또는 집착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예배에 대한 중요성, 특수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세상 사람들이 인식이 예배=돈이라는 인식자체를 일부 안티들의 인식이 아닌 일반인들의 인식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되었다. 특히 하나님 심판, 감염병에서 하나님이 지켜주신다. (실제로 우리의 믿음의 체계가 그렇다고 해도) 부적절한 단어의 선택은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이미지를 오히려 실추시켰다. 오히려 천주교와의 이미지적 격차가 더 벌어지고 말았다.
감염병의 확산이 실제로는 신천지와 같은 이단, 문제성이 있는 교회등으로 축소되어 있지만 교회를 바라보는 이들의 눈에서는 교회는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주범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 정부, 정치인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이미 전세계가 알아주고 있으며 굉장히 뿌듯하기도 하다. 현 정부의 적극적인 방어정책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교회에 대한 과격한 언사들과 행동은 선을 많이 넘어 버렸다. 나같은 일부 정치적 성향이 중도에서 진보에 가까운 이들조차도 때로는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 이번을 통해서 국민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대선주자급의 정치인들이 교회에 대한 언사들은 그 조치가 현실성이 있다고는 믿지만 교회가 사회에 가지는 영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발언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와 지방정부, 집권정당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보수적인 교회의 여건상 푯밭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일 것이다. (이것은 교회의 책임도 크다. 교회가 특정 정치세력의 아성이 되어버린 나머지 협력자, 기도자의 자리를 박차고 말았으니) 그러나 적어도 이번 일에 있어서 발언의 수위를 누그러뜨려서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발언 수위를 올림으로 인해서 오히려 더 교회가 보수화되어 가는 성향을 만들어가게 되었음에 아쉽다.
다중이용시설, 특히 정부 안에서도 모여서 일하는 곳들에 대해서 수시간 같이 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거리간격 유지하면서 마스크 쓰고 한 시간 달랑 예배하고 흩어지는 것에 대해서 코로나19의 직접 원인인양 발언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단호하게 발언할 때는 하되, 협조를 다하는 곳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제스처나 칭찬을 하는 방법으로 취했다면 오히려 더 협조적으로 갔을 것이라...
교회는 이번 코로나19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지침을 잘 따르려고 하고 있고, 많은 봉사, 온라인 예배로 전환, 예배시에 거리 간격 유지등을 통해서 감염병 확산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노력들은 코로나19가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게하고 교회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있다.
교회의 몇몇 집단감염의 사례는 기존의 교회 보다는 신천지의 침투, 무지에서 비롯된 한 두 교회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전체교회가 그렇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임에도 간과하고 교회를 코로나19의 원인제공자, 아니면 미래의 제공자로 설정해 버린 것은 지나친 언사이고, 처사였다.
이 일로 인해 교회가 더 보수화 되어 갈 것에 대한 우려가 마음에 걸린다.
셋째, 언론이다. 언론의 마녀사냥은 신천지에서 교회가 되었음을 부정할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물론 이제는 다른 이슈로 넘어갔지만, 상황은 완전히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고 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언론은 교회가 먹이감이 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언론은 일부 교회의 문제를 전체 교회의 문제로 매도해 버렸고, 교회는 3주 정도의 시간동안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렸다.
아직도 신천지가 큰 문제를 일으킴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먹이감은 교회를 향했다. 언론은 진보성향의 신학자들이나, 목회자의 일부 발언만을 가지고 제목장사를 통해서 광고 수입을 올리는데 혈안이 되었지, 많은 교회가 코로나19를 대처하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얼마 전, 어느 장관의 마녀사냥을 그대로 교회가 받음으로서 교회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조차도 망가트려 버렸다.
결론적으로 참 이번 사태에 아쉬움이 크다. 교회는 사이비 신천지가 욕받이 당하고 있을 때, 다음 타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놓치고 말았다. 정부의 지침을 인내하면서 견디고, 지금처럼 교회가 교회를 돕고, 사회적인 기부, 봉사활동으로 선교영역을 넓히는데 앞장 섰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수많은 교회, 수많은 교단, 교파로 나뉜 교회이지만 이번에 큰 교회부터 다같이 동참하자라는 운동이 일어났다면 작은 교회들은 알아서 동참했을 텐데... 그러면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선교영역도 더 넓어져 있을텐데, 참 아쉽다.
이미 찬스는 지나갔다. 그러면 이 다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진짜 고민은 여기부터라고 생각한다.
주님! 당신의 교회를 지켜주소서! 올바로 세워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