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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게시판 단상
김정호
- 1952
- 2020-03-29 00:48:39
한 동안 몇몇 분들만의 전유물들처럼 여겨져 들어오기가 꺼려졌는데,
오늘 들어와 보니 뜻 깊은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마음에 위안을 받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슨 무슨 교회 연합회 회장들의 시국선언을 보면서,
교회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신학적으로 무지하고, 사회적으로 무책임하고, 공감 능력 떨어지는 답답한 말들을 쉽게, 그것도 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속이 상했었습니다.
그래도 이 게시판에서 선배 목사님들이나 평신도 원로 분들의 좋은 글들을 접하면서 힘을 얻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지 않은 사람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지난 4주 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공적 예배의 중요성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 고민하고 기도하며 한 주 한 주를 보냈습니다.
더욱 힘든 것은 이 사태가 언제 종결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까지 또 한 주 한 주를 얼음판 위를 걷듯이 기도하며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온라인 가정예배를 드리면서도 성도들이 믿음을 잃지 않고 다시 모일 날을 사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입니다.
사업을 하는 권사님 한 분은 전화 심방 중에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목사님, 저는 이번 일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겁니다."
그렇게 믿음으로 이겨나가는 모습에 힘을 얻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읽었던 이사야26장 20절에 한동안 마음이 머물렀습니다.
"내 백성아 갈지어다. 네 밀실에 들어가서 네 문을 닫고 분노가 지나기까지 잠깐 숨을 지어다."
지금은 교회가 세상에 나서서 무슨 주장이나 일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하기 보다는
밀실에 들어가 주님의 뜻을 깊이 묻고 자신을 돌아보며 주님이 열어가실 새로운 미래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