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서드】난촉향접(卵蠋蠁蝶)

함창석
  • 1440
  • 2020-04-11 23:31:28
난촉향접
卵蠋蠁蝶

시인/ 함창석 장로

나비는 완전변태를 한다. 알에서 애벌레를 거쳐 번데기가 되었다가 나비가 되는 완전한 변태를 하는 생물이다. 그래서 자주 종교나 문학예술에서 나비를 시나 그림 등으로 다루기도 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도 설교 시 부활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야기할 때 나비를 예화로 들기도 한다.

卵 : 卵자는 ‘알’이나 ‘고환’, ‘굵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곤충의 알을 그린 것이기에 닭 따위 새의 알의 뜻으로 쓰이지만 본디는 물고기나 개구리의 알과 같이 얽혀 있는 모양의 것이다.

蠋 : 蠋자는 벌레, 나비의 애벌레이다. 사실 이전에는 虫자가 ‘벌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虫자는 ‘벌레’와 관련된 부수자 역할을 하고 蟲자가 단순하게 ‘벌레’를 뜻하고 있다.

蠁 : 蠁자는 번데기, 누에 번데기이다. 그리고 초파리 즉 술ㆍ초 따위에 엉겨드는 작은 파리, 술파리 등이다. 변태로 부활하게 되는 나비를 향하여 성하게 일어나 빠르게 퍼지다는 뜻이었다.

蝶 : 蝶자는 ‘나비’를 뜻하는 글자이다. 빠른 벌레라는 의미와 나무줄기 위로 잎이 올라온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나뭇잎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나비는 화려하고도 넓은 날개를 가진 곤충이다.

호랑나비는 노랑 바탕에 검은 점, 결을 따라 발달한 아름다운 줄무늬가 있다. 애벌레는 귤나무, 산초나무, 탱자나무, 황벽나무를 먹고 자란다. 비교적 흔하고 멸종 위기에 처하지 않은 나비로, 동아시아, 시베리아, 하와이에 분포한다. 2014년 인도의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도 발견되었다.

성충은 운향과의 식물에 알을 낳으며, 알은 노란색이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알 껍질을 먹어치운다. 어른벌레는 검은색 줄무늬, 노란색의 바탕색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무늬는 그늘에서 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게 해준다. 성충의 수명은 2주 정도다.

번식은 연 2~3회 발생하며, 3월 말부터 11월에 걸쳐 나타난다. 봄에는 산길을 따라 능선부로 올라오는 개체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여름에는 산지뿐만 아니라 숲 가장자리 및 도시 공원 꽃밭 등 다양한 곳에서 관찰된다. 천적으로는 호랑나비 애벌레에 기생을 하여 번식하는 기생벌이 있다.

침 노린재는 호랑나비 애벌레들이 십여 마리 발생한다면 네 마리만 번데기가 될 만큼 위험한 천적이다. 어른벌레의 천적으로는 거미, 사마귀 등이 있다. 거미는 호랑나비가 거미줄에 걸리면 소화액을 주입하여 체액을 빨아먹으며, 사마귀는 나비가 모이는 꽃에서 기다렸다가 사냥을 한다.

노랑나비는 봄부터 2∼3회 발생하며 초지를 날며 꽃에 모인다. 애벌레는 낭아초·별노랑이·개자리·완두 등의 잎을 먹으며, 번데기로 겨울나기를 한다. 생활력이 매우 강한 나비로 쌀쌀한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낮은 산지 집의 마당이나 텃밭 따위에서 빠르게 날아다니어 흔히 볼 수 있다.

삼국유사 기이 선덕왕지기삼사조에 의하면 선덕여왕이 당태종이 보낸 모란이 그림과 씨를 보고, 이 씨를 심으면 반드시 향기가 없으리라 예언한다. 그 까닭을 묻는 신하들에게 모란의 그림에 나비가 없기 때문이라 대답하고, 아울러 이는 자신의 배우자 없음을 경멸한 것이라고 하였다.

나비의 날개 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나비효과라 말한다. 다시 말해 오늘 서울에서 공기를 살랑이게 한 나비의 날개 짓이 다음 달 북경에서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오스 이론을 대신하여서 나비효과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컴퓨터화면에 나타난 기상계는 복잡한 궤도가 일정한 범위에 머무르면서도 서로 교차되거나 반복됨이 없이 나비의 날개모양을 끝없이 그려냈다. 이 그림은 혼돈스러웠지만 일정한 모양새를 갖춘 규칙성이 숨어 있었기에 혼돈 속에 질서가 내재되어 있다는 카오스 이론이 등장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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