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의 악

장병선
  • 1246
  • 2020-04-18 18:26:01
성직자의 악/박충구교수

1.
얼마 전 어느 목사가 보내온 카톡에 대하여 무겁게 비판하는 글을 써서 보냈더니 자신의 경솔함을 사과하면서 나라가 위기에 빠지는 것 같아 그랬다고 고백했다. 최근 선거 결과를 보고 내가 쓴 글에서 광화문에서 푸닥거리하듯 열광하던 “한기총 부류 떨거지”에 대한 나의 경멸적 언급을 보고 몇 페친이 스스로 떠났다. 식상 했던 모양이다. 아직도 어리석다. 나는 개인적으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전광훈이를 회장으로 모시고 그를 추종하고 있는 한기총 부류를 대부분 경멸한다. 그 이유는 내가 10년 전에 쓴 책 ”예수의 윤리: 혼란과 갈등의 시대에 생명과 평화의 길 찾기“에 그대로 담겨있다. 부디 신학자들이 고민하며 쓴 책을 좀 읽으시기 바란다.

2.
광화문에서 그동안 그대들이 세뇌해온 어리숙한 신도들을 모아놓고 한 짓이 무엇이었는가? 성직자인 그대들은 ”거짓과 진리의 전쟁을 선포“한다면서 현 정권을 ”좌파 빨갱이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심지어 자기 나라 국민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뽑아 세운 대통령을 향하여 “문재인은 간첩이다.“, ”빨갱이다“, ”사회주의자다.”라고 거짓 증언을 하면서 그가 집권하면 나라를 ”김정은에게 가져다 바칠 것이다.“ ”공산주의는 벌써 시작되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대들의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지 아니한가? 그대들은 거짓을 증언한 목사들이다. 거짓과 진리의 싸움이라면서 거짓을 공공연히 주장했으니 이제 그 책임을 어찌 질 것인가?

박정희- 전두환에 이르는 독재 시절 부도덕한 권력을 향해서는 아무런 비판의 소리도 내지 못하던 이들이 민주정권이 들어서자 역사의 흐름을 거부하고, 그 얄팍한 기득권을 지키려고 그동안 우리 사회를 어지럽힌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사학재단의 비리를 척결하려는 정권을 좌파 정권으로 매도하고, 당연한 성직자 과세를 뻔뻔스럽게 거부하며, 인간의 권리를 존중해온 세계 인권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하여 인권법제정을 위한 노력을 해온 정부를 향하여 사회주의 정권이니 동성애 지지 정권이라는 낙인찍기를 서슴지 않았던 그대들은 내 눈에는 독재자를 편들고 억압자 편에 서서 약자를 괴롭히는 자들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그대들을 존중할 수 있겠는가?

성직자의 진실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그대는 종교로 밥 빌어먹고 사는 종교 꾼, 예수의 비판에 의하면 “삯꾼”, “화가 있을 자“, ”독사의 자식“이다. 이제부터 눈을 똑바로 뜨고 그대들이 광화문, 그리고 그대들이 왕 노릇을 하는 교회 강단에서 오만하게 외친 말에 대하여 책임을 지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간첩”이라고 공언한 전광훈이를 추종한 자로서, 과연 우리 대통령이 간첩인지 제정신 차리고 판단하기 바란다. 그가 과연 공산주의자인가? 나라를 통째로 북한 김정은에게 가져다 바칠 사람인가? 공산주의가 지금 이 나라를 장악하여 시작되었는가? 아직도 이런 망령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대는 그저 우둔하고 멍청한 “행악자”일뿐 결코 진실한 성직자라 할 수 없다.

3.
21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 기독교가 범한 죄를 나는 똑똑히 보고 있었다. 역사의 흐름을 읽어낼 능력이 없는 그대들은 사이비 예언자, 거짓 증언을 일삼는 타락한 성직자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성령을 빙자하며 종교라는 권위를 옷 입고 헛것을 보고, 허언을 일삼는 정신적 질환을 가진 자인지 의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하나님 앞에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의 말씀과 뜻을 궁구(窮究)하기는커녕, 조야한 정치적 목적을 감추고 순진한 신도들을 끌어모아 하늘의 성령이 임한 것처럼 너스레를 떨며 오만방자한 작태를 보이며 푸닥거리 아닌 푸닥거리를 해온 그대들은 종교 쓰레기, 목레기다.

성직자로서의 진실성이라고는 한 올도 찾아볼 수 없는 종교 사기꾼들이 분별력 없는 평신도들을 모아 놓고 기독교 신앙을 참칭하며 한 짓이 무엇인가? 총선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그대들의 푸닥거리가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며, 오히려 우리 사회 민주시민은 그대들의 주장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조소와 경멸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전광훈과 장경동 같은 사이비 부류가 광화문에서 애국주의를 외치며 시대착오적인 빨갱이 몰이를 할 때 그에게 환호를 보내던 광화문의 신자들은 그들 곁을 지키던 황교안이나 김문수와 함께 이 시대의 낙오자로 판명 난 것이 아닌가?

4.
왜 기독교의 이름으로 이런 못된 짓을 하는가? 그대들은 왜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전통을 배반하는 길을 가는가? 그대들을 바라보며 기독교인인 것을 부끄럽게 여긴 양심적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는가? 그대들이 벌인 거짓 푸닥거리는 사이비 종교인의 전형이었다고 나는 판단한다. 그 이유는 종교(宗敎)란 높은 가르침이어야 한다는 우리의 오랜 가르침에서 그대들이 한참 벗어났기 때문이다. 종교적 영성을 자랑하려면 신학적 정당성을 찾는 지성이 있어야 하고, 참된 영성에 이끌리는 운동이라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진실성이 있어야 했으며, 그대들이 대중을 설득하려면 높은 사회 윤리적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했다. 그대들은 이런 면에서 총체적으로 빈곤한 비이성에 휘둘러지는 무리였다고 나는 판단한다.

이제라도, 회개하는 마음으로 어리석고 우둔한 길을 버리기 바란다. 그대들의 신자들도 이제는 그대의 입에서 나오는 허한 거짓 주장에 더는 동의를 보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주장한 대로 과연 이 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벗어나 김정은에 바쳐지는 나라인지 똑똑히 지켜보기 바란다. 어리석고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그대를 그래도 하나님의 종, 신령한 목사라고 여기는 순진한 신도들을 부디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기 바란다. 목사 중에는 격물치지(格物致知), 공부하는 목사와 공부하지 않는 목사가 있고, 인간 이상의 허세를 부리며 거짓을 일삼는 목사와 인간의 모습을 버리지 않고 진실을 지키려는 목사가 있다. 그대는 어느 편인가? 나는 목사는 진실해야 하고 정직해야 목사라고 생각한다.
진실과 정직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도 모자람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삶의 지평을 안고 사는 것이다. 이 시대에 성직자로 살아가는 일은 한없이 부족한 자가 감히 진실과 정직을 지키며 사는 그런 부담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오만방자할 수가 없다. 탐욕, 허세와 위선, 그리고 거짓 증언은 진실한 성직자라면 반드시 버려야 할 3대 악이다. 전광훈이나 장경동 같은 부류에 속하는 그대들은 성직자가 쉽게 범하는 악을 아직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서 그 악한 길에서 돌아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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