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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서드】가천팔경(佳川八景)
함창석
- 1375
- 2020-05-06 18:45:57
佳川八景
시인/ 함창석 장로
1936년 발표된 노래인 선우일선(鮮于一扇)의 조선팔경가는 다음 여덟 곳을 대한팔경으로 들고 있다. 대한팔경(大韓八景)은 한국의 여덟 명승지를 말한다. 금강산 일만 이천 봉, 백두산과 천지, 한라산 고봉, 압록강 뗏목풍경, 부전고원, 해운대 저녁달, 경주 석굴암 해돋이, 모란봉 을밀대 이다.
지역마다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곳 8곳을 통칭하는 말이다. 송나라 시대 이성이란 화가가 ‘소상8경도(瀟湘八景圖)’라는 이름으로 이 자연 풍광을 화폭에 담았다고 전해진다. 이 그림에는 그곳의 여덟 가지 각각 다른 사계(四季)의 경치가 담겨져 있어서, 이를 두고 팔경(八景)이라 이름 지었다.
8자에 관한 설로 숫자 8, '八'의 중국어 발음이 'ba'인데, '发'의 'fa'와 발음이 비슷하며, '发'에는 '发财', 즉 '돈을 벌다, 재산을 모으다'라는 의미가 있어 현재까지도 중국인들이 매우 좋아하는 숫자이다. 심지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 8분에 시작되었다.
소상8경은 자연에 대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과 정서를 대신하는 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 꽤나 그린다는 사람들이 자기 고장이나 여행지의 명승을 소상8경도에 대입시켜 시화(詩畵)로 만들었으니,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에는 관동8경, 단양8경이 손꼽힌다.
강원도지역을 뜻하는데, 좁게는 대관령 동쪽 지역만을 가리킨다. 관동팔경은 현재의 영동지방의 특히 이름난 여덟 곳의 경승지를 말한다. 통천의 총석정, 고성의 삼일포, 간성의 청간정, 양양의 낙산사, 강릉의 경포대, 삼척의 죽서루, 울진의 망양정, 평해의 월송정을 들어 관동팔경이라 한다.
송강 정철은 중종이후 선조에 이르기까지 3대왕에 걸쳐 관직을 거치는 서인으로 파란 많은 당쟁시대에 서 있었다. 당시 벼슬길에 있었던 강릉 함씨 18세손 준희 공은 원천석의 각림사 후학으로 승지로 비문에 기록될 만큼 가천지역에서는 송강 정철과 인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원주에 있을 때 우리고향인 안흥 가천과 강림을 순방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운곡 원천석과 태종 어릴 적 이방언이 전해오는 각림사를 예방하고 가천팔경이라는 시를 썼기에 국립공원 입구 가천소공원에다 횡성군은 시비를 세우고 기리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정철 관련 설화들에선 성질이 고약하고 사소한 것에 트집을 잘 잡는 인간으로 나온다. 어느 마을에 갔더니 주민들이 바위를 섬기니까 바위를 쪼개버렸다는 둥의 이야기가 있는데 왠지 강원도 관찰사 시절 강원도 백성들한테는 이미지가 좋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관동별곡은 조선 중기의 정철이 남긴 가사 겸 술 쳐 먹고 싸돌아다니는 노래, 심지어 직역하면 백성들을 알콜 중독자로 만들겠다는 노래로 현대 대한민국의 수많은 고등학생에게 큰 고통을 선사하는 문학 작품이다. 주 내용은 만물을 관찰하며 임금을 찬양하고 아첨하는 뉘앙스가 대부분이다.
백광홍이 지은 '관서별곡'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서 '송강가사'에 전한다. 강원도 관찰사에 임명된 저자가 관동팔경을 유람하면서 그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고 올바른 정치를 할 것이라 다짐하는 내용의 장편 가사다. 정철은 강원도와 그 뒤에 간 전라도에서 오히려 선정으로 이름이 높았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직전 시즌이 되면 출제 우선순위에 꼽히는 고전문학이다. 그래서 1998, 2015 수능에 2번이나 출제되었고, 모의고사에 수시로 출제된다. 2010년 모의평가에서도 관동별곡이 출제되었는데 고전이 참 오래간만에 원문으로 출제되어 학생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선사한 작품인 것은 맞지만 국어 변천사를 연구하는 경우엔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당시 사림의 신분을 가진 이가 한글(당시의 경우 언문)을 사용하여 완결시킨 몇 안 되는 작품이기 때문, 술을 너무 퍼마시니 한시를 지을 수 없었을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