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에게

이성현
  • 1957
  • 2020-05-08 15:38:16
제33회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 직무가 정지된 전명구 감독회장의 공석을 대신할 직무대행에 선출되어 직무를 수행하신 지 벌써 9개월이 되어 가네요. 잘 달리는 말 위에 올라타서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자꾸 뒷걸음질치고 이리저리 치이고 병들어 쓰러져 죽어가는 말 같은 감리교회와 교단을 다시 살리고, 기운 차려 달리게 하시려니 얼마나 어려우실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시골의 작은 예배당에 새벽마다 엎드려 기도할 때, 성령께서 기도로 돕게 하심을 알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윤감독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정지를 이끌어 낸 당사자로서, 지난 9개월의 시간을 살피며 감리교회의 내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윤보환 감독을 생각하면 2002년 개봉된 한국 영화 “광복절 특사”가 떠오릅니다. 탈옥을 꿈꾸던 죄수가 우연히 교도소에서 발견한 쇠숟가락을 가지고 6년동안이나 땅굴을 파서, 마침내 탈주에 성공합니다. 함께 탈옥에 성공한 친구가 주인공에게 묻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앞으로 계획이 뭐야?” 그러나 두 주인공은 아무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냥 탈옥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공들이고 힘들여 직무대행이 되신 윤보환 직무대행에게 묻고 싶습니다.

1. 왜 직무대행자가 되려고 하셨습니까? 이 혼란의 시기에 우리 감리교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고, 병든 교회를 치유하기 위한 감독님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2. 돈, 명예, 권력, 자리 등으로 병든 한국감리교회의 발암 물질 같은 일부 목사들, 평신도 지도자들, 불의 한 재판을 자행하는 교회재판과, 감리교회의 재산과 봉헌된 헌금을 횡령하고 유용하는 총회 직원들과 지도자들에 대한 감독회장의 항암제는 무엇입니까?

3.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해 정부는 교회의 예배조차 드리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한국선교 135년 동안 한 번도 중단된 적 없던 예배당에서 드려지는 공예배의 중단을 경험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감리교 목사들이 성도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여기에 대한 신학적이고 성서적인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하며, 성도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합니까? 감리교회의 정체성 안에서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지역사회에서, 교회 안에서 성도들을 어떻게 돌봐야 합니까? 이러한 때에 교회의 책임은 무엇입니까?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교회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이러한 것들에 대한 감리교회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 중요한 때에 감독회장으로서 목회서신 하나 제대로 내려주지 못하고, 방향제시도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4. 금권 선거로 직무정지를 당한 감독회장의 직무를 대행하기 위해 실행부위원회에서 직무대행자로 선출되었습니다. 직무대행 선출을 앞두고 중부연회 R장로는 윤감독님을 찾아와 돈을 요구하며 선출을 돕겠다고 했다는데 사실인지요? 실행부위원들을 찾아다니며 매표를 했다는데 사실인지요? 이런 의혹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지금은 34회 총회에서의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하시면서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계신다는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제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하나하나 의혹이 아니라 분명한 증거와 증인들을 통해 윤감독님의 입장을 듣겠습니다.

5.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 바른 선거를 치르기 위한 감독회장직무대행의 의지는 무엇입니까?

6. 감독회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그 직무의 범위가 합법적이며 장정을 준수하고 바르게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또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겠습니다.

7. 감독회장에 선출되었기 때문에 당연직으로 맡게 되어 있는 재단이사장직을 비롯 당연직 이사장의 직무를 행하고 있는 전명구 감독의 만행을 방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8. 한국감리교회의 치유와 회복, 부흥을 위한 윤보환 직무대행의 비전은 무엇이며, 성과를 위한 실행계획은 무엇입니까?

9. 윤감독님은 감독회장으로 하나님이 윤감독을 부르신 그 거룩한 소명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 소명은 무엇입니까?

안타깝게도 지난 9개월 동안 윤보환 직무대행이 보여준 것은, 그리고 드러나 보여지는 것은, 직무대행의 자리를 차기 감독회장 선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의 눈치 보느라 어느 것 하나 소신 있게 결단하지 못하고 눈치보며 세월만 보내고 있어 보입니다. 장정을 따르지 않으면, 불법이 되고 불의가 됩니다. 미뤄지거나 지체되거나 무시되는 행정처리들, 인사이동을 통해 드러난 무원칙 무개념, 교단을 대표하는 자리에서 드러내는 발언의 격, 신학적이고 성서적인 바탕이 의심되는 설교들, 이 중요한 때에 개 교회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결단하고 가르쳐야 하는지 제시조차 하지 못하는 지도력, 총회 안에서 조차 부정적인 소리가 나오게 된 행정력과 지도력. 불법을 바로 세웠다고 하는 행정조치조차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주변의 강력한 주문과 일처리에 따라가는 모습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흙수저 일수 있고, 오랜 기간 꿈꾸며 자리를 탐할 수 있고, 그 꿈을 이룬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전이 뚜렷하지 못하고, 실행할 능력이 부족하고,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데 결단력이 없고, 바르고 건강하게 행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 적고, 직관은 없고 눈치만 있으며, 겸손히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할 귀와 입이 닫혀 있다면, 어쩌면 윤감독님은 광복절 특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 기대하며 기도하는 일을 쉬지 않겠습니다. 윤보환 감독님도 하나님 앞에 묻고 듣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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