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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 가면
이경남
- 1234
- 2020-05-21 21:15:09
공주에 가면
천오백년 백제 고도 웅진의 자취를
지금도 볼수 있다
화려한 왕릉들과
고구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공산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전쟁의 참화와 개발의 광풍 가운데
옛 것을 모두 잃어버린 이 나라에서
이나마 과거의 발자취를 가진 도시이다 보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정작 이 도시에서 보아야할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금은 국가 문화재이자
공주 관광 사적 제 1호인
공주제일감리교회 예배당을 둘러보면
우리는 이 도시에서 또 다른
감동과 역사의 소리를 듣는다
1902년 몰락해 가는 조선 왕조의 말기
수억 만리 태평양 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찾아온 이들이 있다
그들은 이곳에서
유치원을 통해 영아들을 보호하고
학교를 세워 가난하고 무지한 청년들을 깨우고
서양 의술로 병인들을 구원하며
이 절망과 고통의 땅에 생명의 역사를 만들고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사람들의 영혼을 살리는 일을 시작한다
시민운동장 옆에 우뚝 서있는 공주 31운동 기념탑은
이렇게 살아난 이 교회의 교인들을 중심으로
1919년 4월 1일 이곳 오지 도읍에서도
독립 만세 운동이 일어났음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믿음과 애국 애족의 역사는 지금도
이 교회를 지키고 있는 500여 형제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 부끄러운 역사 또한 남아 있다
한때 민족을 대표하던 민족주의자는
가난과 탄압을 이기지 못해 친일파로 변절하고
때론 혹독한 고난에 약해지고 흔들리던 일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120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지금 역사 기록관이 되어
우리 앞에 서 있는 이 고색 창연한 문화재 예배당은
그 어떤 유적들 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감동과 이야기를 던져 주고 있다
2018/10.9.화요일 공주제일감리교회 문화재 예배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