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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서드】시편단상(詩篇斷想)
함창석
- 1288
- 2020-05-25 16:22:27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시온 산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으며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그의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고
악인의 규가 의인들의 땅에서는 그 권세를 누리지 못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의인들로 하여금 죄악에 손을 대지 아니하게 함이로다.
만군의 주 여호와여! 선한 자들과 마음이 정직한 자들에게 선대하소서.
자기의 굽은 길로 치우치는 자들은 죄를 범하는 자들과 함께 다니게 하리나
주 여호와 하나님이 택하신 이스라엘에게는 평강이 있을지어다.
오늘 본문, 125편은 120-134편에 있는 <성전으로 올라가는 노래>로 표제어가 붙은 ‘성전 순례시’ 15편 중에서 6번째 시편입니다. 본문의 내용은 의인과 악인의 모습을 뚜렷하게 대조하여 보여주고, 하나님을 의뢰하는 백성이 하나님의 보호로 말미암아 요동치 않음을 확신하고 찬양하며,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이스라엘의 평강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존 버니언(John Bunyan)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멸망할 도시를 떠나 영원한 도성(都城)인 시온산을 향해 가는 것을 그린 우화소설입니다. 그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크리스천은 순례길을 가다가 ‘고난이라는 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산을 올라가는데, ‘불신’과 ‘두려움’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산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왜 돌아오는지를 물었더니, “저 앞에 사자 2마리가 있어서 물려 죽을까봐 되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크리스천’이 그곳에 이르렀더니 실제로 사자 2마리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자가 묶여 있어서 한 가운데로 가면,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사자를 보고서 지레 겁을 먹고 되돌아간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인생길도 동일합니다. 아무리 사자들이 으르렁거리고 있어도, 아무리 사자가 삼킬 사람을 찾을지라도 하나님께서 다 묶어놓으셨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사자에게 가까이 가지 않으면 사자가 해치지 못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축복으로 마무리합니다. 여기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바른 길을 걷는 정직한 자’이자, 1절에서 말한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이며, 성전을 향해 순례의 길에 오른 ‘하나님의 백성들’을 의미합니다.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하며 주변에 둘러 있는 산들을 바라보며, 그 산들이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지켜 주듯이,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둘러싸고 지켜주심을 감사하며 올라가는 것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재물을 갖고 있어도 흔들리고, 하늘을 나는 새를 떨어뜨릴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마음 한 구석에 있는 두려움은 몰아내지 못합니다. 사람들로부터 아무리 많은 지지를 받고 있어서도 그것은 이내 사라지는 물거품과 같은 것이어서 마음속에 있는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직 흔들리지 않음은 하나님만을 의지함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영원한 반석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을 신뢰하고 선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자기의 굽은 길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순례자의 길을 걷는 것이요,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께서 심어주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의뢰함으로, 여러 산들이 예루살렘을 둘러싸듯이, 하나님의 은총과 역사하심에 둘러 싸여 사는 한 날이 되고, 그런 우리의 구별된 삶이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여김을 받게 하는 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